아름다운글/시

내가 나의 감옥이다/유 안진

조용한ㅁ 2007. 1. 15. 00:33

내가 나의 감옥이다




한 눈 팔고 사는 줄은 진작 알았지만
두 눈 다 팔고 살아온 줄은 까맣게 몰랐다

언제 어디에서 한 눈을 팔았는지
무엇에다 두 눈 다 팔아 먹었는지

나는 못 보고 타인들만 보였지
내 안은 안 보이고 내 바깥만 보였지

눈 없는 나를 바라보는 남의 눈들 피하느라
나를 내 속으로 가두곤 했지

가시 껍데기로 가두고도
떫은 속껍질에 또 갇힌 밤송이

마음이 바라면 피곤 체질이 거절하고
몸이 갈망하면 바늘 편견이 시큰둥해져
겹겹으로 가두어져 여기까지 왔어라

 

 

유안진

'아름다운글 > '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그대를 보내고/이 외수  (0) 2007.01.16
눈을 기다리는 마음/ 이 효녕  (0) 2007.01.16
개사돈/김 형수  (0) 2007.01.15
꿈꾸는 당신/마 종기  (0) 2007.01.14
사람을 그리워하는 일  (0) 2007.0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