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글/시

사랑뭉치] 여기를 사랑이라고 하나 - 황 학주

조용한ㅁ 2008. 12. 5. 17:20




























여기를 사랑이라고 하나

황 학 주
갸름하게 빠져 나가는 밤 버스
가슴을 오므라 뜨려서 경적소리를 내고
네게 간다
전염처럼 빠른 사랑이었다



살이 빠지는 한숨이 있고
물든 즐거움을 저버려야 하는
악몽조차 눈독을 들이던 사랑
아직도 네게 길들지 않는 두드러기 빨갛지만
이 모래 들판에서
목 빠지게 못 잊었던 기다림의 궁지
쭉쭉 팔처럼 젖히며 가고 싶었던 사랑
이렇게 가슴 상한 여기를 마음이라고 하나
여기를 사랑이라고 하나


네게 화상같이 벌건 오장을 보일 수가 없다. 


그림 Miyo Nakojima 흐르는 음악 Man with Curly Hair 2004.02.05.님 프

'아름다운글 >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초록 나무 속에 사는 여자 - 문정희   (0) 2008.12.05
저녁의 연인들 황 학주  (0) 2008.12.05
  (0) 2008.12.05
저물어 그리워 지는 것들 이 기철  (0) 2008.12.05
아름다운 중년 - 오광수   (0) 2008.12.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