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글/시

꿈/카암

조용한ㅁ 2008. 12. 28. 0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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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플래詩에 접목하며...
시는 읽는 자의 몫이라고는 하지만 그저 읽고 마는 것이 아니라 누구의 시든 글이든 영상에 담을 때는 시어 하나하나를 해부하여 해석하는 데 있어서 작가의 의중을 옮기는데 오류를 최대한 줄이고자 몇 번이고 숙독한다.
꿈은 사전적 의미로 그냥 잠자며 꾸는 꿈도 있고 장차 다가올 그날의 어떤 바램일 수도 있으리라.
여기서 꿈은 그냥 읽기엔 말 그대로 노브라로 당신을 만나러 갈까 합니다. 라고 쉽게 읽히는데...
조금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브래지어는 그냥 브래지어 아닌 것 같다.
브래지어나 속 겹(슈미즈나 팬티일지언정)은 타인에게 쉽게 보여 줄 수 없는 은밀한 부분을 가리기 위한 기능과 중요한 부분을 보호하는 역할도 하는  이조 여인의 옷매무새인데   지금 이 시대의 여인은 속옷을 겹겹이 입진 않을 것이니 이 또한 속 겹을 차례로 벗는 것이 속 겹을 벗는 것이 아니리라...
이것을 벗는다는 것은 자기를 누르고 있는 그 무엇들을 다 벗어 던지겠는 말이 아닐까?
이는 "마침내 내가 죽어 더 이상 걷어찰 근심도 없이 한 세월 이골난 두 다리 쭈욱 뻗고 반듯하게 누웠습니다" 에서 보듯이
지금까지 속 겹에 싸여 불편하게 존재했던 나는 죽고 새롭게 태어났다는 것일게다.
그런데  손가락발가락 심심할 겨를 없이 낮 밤 구분없이 바쁘다는 것은 글을 쓸 틈이 없는 것인지...

에효~~ 요기까지 적다 보니 게으름이 요동을 친다.  나머지는 읽는 자의 몫으로 돌리고...
노브라도 좋고 노팬티도 좋은데...
☆아무리 흐느껴도 무덤 밖은 고요하기만 해서 문상 온 바람의 몸을 빌려 대신 웁니다☆
이 대목이 나를 반하게 한다.

 

 









        브래지어 없이 당신을 만나러 갈까 합니다
        조여매고 동여맨 속 겹 차례로 벗고
        꼭 한번은 당신을 만나러 갈까 합니다
        음하고 습하나 어디 없이 아늑한 곳
        마침내 내가 죽어 더 이상 걷어찰 근심도 없이
        한 세월 이골난 두 다리 쭈욱 뻗고 반듯하게 누웠습니다
        달그락 달그락 손가락 발가락
        심심할 겨를 없이 썩어갑니다
        차마 감지 못 한 눈 하나 두울 순서를 세느라
        낮 밤 구분없이 홀로 바쁩니다
        임자 있는 기억은 일찌감치 한 몸 되어 자분자분 스며드는데
        벼랑 지던 당신의 집 앞에서 눈 비를  맞으며
        아득하게 서서 울던 한 그루 나무처럼
        내 몸도 마르고 젖기를 거듭하며 앙상합니다
        잎 피우기에도 하물며 꽃 피우기에도 이미 늦었지만
        정작 본인만 늦은 줄 모릅니다
        토닥토닥 이마를 두드리며 적설이 쌓입니다
        아무리 흐느껴도 무덤 밖은 고요하기만 해서
        문상 온 바람의 몸을 빌려 대신 웁니다
        한 평 너른 들 안에 넌출,
        이만한 흐느낌도 없습니다
        참 브래지어 없이 당신을 만나러 갈까 합니다
        한 번도 가본 적 없지만 매번 가자던 곳
        꼭 한번은 당신을 만나러 갈까 합니다
        시정잡배 두터운 손바닥 휘이 휘이 휘저어도
        마냥 간지럽기만 한 한 줌 꿈결인 듯…
        꼭 한번은 당신을 만나러 갈까 합니다


                                                             -카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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