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은 한 겨울 속에서 온다/초포 황 규 환
서해를 건너 와
귓볼을 스치는 바람소리
나직이 속삭이는
서늘하고 부드러운 소리가 들리면
들어 설 봄날은 아직 이른데..
먼 산봉우리에 서성대는 너의 모습이
보였다가
보였다가 사라지는 가물가물한 하늘
솔잎 가르는 너의 자취는
성성하게 뚫린 창으로 들어 왔다가
쓸쓸한 발걸음을 되돌려 달아나고
햇볕 맑은 겨울의 오후에
양지 녘 기지개를 켠 풀잎들은
돌아누워 마른 잎 새를 이불 삼아 선잠을 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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