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글/시

봄은 한 겨울 속에서 온다 - 초포/황규환

조용한ㅁ 2009. 1. 13. 11:05

  봄은 한 겨울 속에서 온다/초포  황  규  환



서해를 건너 와
귓볼을 스치는 바람소리

나직이 속삭이는
서늘하고 부드러운 소리가 들리면
들어 설 봄날은 아직 이른데..

먼 산봉우리에 서성대는 너의 모습이
보였다가
보였다가 사라지는 가물가물한 하늘

솔잎 가르는 너의 자취는
성성하게 뚫린 창으로 들어 왔다가
쓸쓸한 발걸음을 되돌려 달아나고

햇볕 맑은 겨울의 오후에
양지 녘 기지개를 켠 풀잎들은
돌아누워 마른 잎 새를 이불 삼아 선잠을 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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