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글/시

어떤 적막 외....정현종

조용한ㅁ 2009. 4. 27. 01:09

歌客(가객)


세월은 가고

세상은 더 헐벗으니

나는 노래를 불러야지

새들이 아직 하늘을 날 때


아이들은 자라고

어른들은 늙어가니

나는 노래를 불러야지

사람들의 목소리가 들리는 동안


무슨 터질 듯한 立場입장이 있겠느냐

항상 빗나가는 구실

무슨 거창한 목표가 있겠느냐

나는 그냥 노래를 부를 뿐

사람들이 서로 미워하는 동안


나그네 흐를 길은

이런 거지 저런 거지 같이 가는 길

어느 길목이나 나무들은 서서

바람의 길잡이가 되고 있는데

나는 노래를 불러야지

사람들이 乞神걸신을 섬기는 동안


하늘의 눈동자도 늘 보이고

땅의 눈동자도 보이니

나는 내 노래를 불러야지

우리가 여기 살고 있는 동안


시집:떨어져도 튀는 공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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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명함


이 저녁 시간에

거두절미하고

槐江(괴강)에 비친 산그림자도 내

명함이 아닌 건 아니지만,

저 석양-이렇게 가까운 석양!-은

나의 명함이니

나는 그러한 것들을 내밀리.

허나 이 어스럼 때여

얼굴들 지워지고

모습들 저녁 하늘에 수묵 번지고

이것들 저것 속에 솔기 없이 녹아

사람 미치게 하는

저 어스럼 때야말로 항상

나의 명함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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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적막


좀 쓸쓸한 시간을 견디느라고

들꽃을 따서 너는

팔찌를 만들엇다.

말 없이 만든 시간은 가이없고

둥근 안팎은 적막했다.



손목에 차기도 하고

탁자 위에 놓아두기도 하였는데

네가 없는 동안 나는

놓아둔 꽃팔찌를 바라본다.



그리로 우주가 수렴되고

쓸쓸함은 가이없이 퍼져나간다.

그 공기 속에 나도 즉시

적막으로 일가一家를 이룬다-

그걸 만든 손과 더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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