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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글/수필.기타

가을의 전설... (1)

가을의 전설... (1)


'가을'은 그 이름에서 묻어나는 색깔이 있다.

'가을'은 한껏 줄여쓰면 '갈'이다.
쓸쓸하게 돌아서는 계절...어차피 '갈'세월이다.

누군가가 바랜 나뭇잎에다 입힌 '갈색'...
그렇찮아도 쇠하여 떨어지려는 잎에 '갈잎의 노래'를 불렀다.

-가을 '추(秋)'/
이 한 글자에 담긴 뜻을 아는가!
'추(秋)'- 불(火)붙은 나무(木)위에 앉은 날렵한 새(^) 한마리.

얼마나 급하랴.
제 앉은 가지에 불이 붙었으니,날개만 퍼득이면 언제든 날아갈 수 있다.
그만큼 가을은 기약할 수 없이 짧은 것이다.

가을은 지루한 여름과 살 에는 겨울을 말없이 화해시키려고 잠시
우리 곁에 왔을 뿐이다.

여름내내 달구어졌던 나무에 마침내 불이 붙으면 새는 떠나가고,
그 불을 끄기 위해 태풍도 오고 눈보라도 몰아치는 것이다.

못내 끄지 못한 불은 사람의 가슴속에 남아 이글거리다가,
10월이 오면...
그 불은 마침내 온 산천에 다 옮겨 붙는다. 불타는 단풍으로.

가을이 바로 그런 것이거니
불혹이 또한 그런 것이려니.

-'올 가을엔 사랑할거야~~~' 라고 함부로 노래하지 말자.
돌아서며 듣는 여름이 서럽기도 하거니와, 정작 그렇지 못할 땐
실없이 또 하나의 깊은 상처만 남기게 된다. 가을의 가슴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