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글/시

그대 모르게/김 용택

조용한ㅁ 2009. 11. 25. 22:27

 

 

그대 모르게

                          
그대

정들었으리.
지는 해 바라보며
반짝이는 잔물결이 한없이 밀려와
그대 앞에 또 강 건너 물가에
깊이 깊이 잦아지니

그대, 그대 모르게
물 깊은 곳에 정들었으리.

기다리는 이 없어도 물가에서
돌아오는 저녁길
그대 이 길 돌멩이, 풀잎 하나에도
눈익어 정들었으니
이 땅에 정들었으리.


하나 둘 불빛 살아나는 동네
멀리서 그윽이 바라보는
그대 야윈 등,


어느덧
아름다운 사랑 짊어졌으리. 

 

-김용택 시 '섬진강3'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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