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글/시

애인/장 석주

조용한ㅁ 2009. 11. 25. 12:25

                                                             

 

애인

 장석주


누가 지금 문밖에서 울고 있는가
인적 뜸한 산언덕 외로운 묘비처럼
누가 지금 쓸쓸히 돌아서서 울고 있는가
그대 꿈은 처음 만난 남자와
오누이처럼 늙어 한세상 동행하는 것
작고 소박한 꿈이었는데 왜 그렇게 힘들었을까
세상의 길들은 끝이 없어
한번 엇갈리면 다시는 만날 수 없는 것
메마른 바위를 스치는 그대 고운 바람결
그대 울며 어디를 가고 있는가
내 빈 가슴에 한등 타오르는 추억만 걸어놓고
슬픈 날들과 기쁜 때를 지나서
어느 먼 보랏빛 저녁
외롭고 황홀한 불빛으로 켜지는가


누가 지금
문밖에서 울고 있는가
인적 없는 산협의 묘비처럼

세상의 길들은 끝이 없어
한 번 엇갈리면 다시는
만날 수 없는 것

그대 메마른 바위를 스쳐간
고운 바람결
그댄 내 빈 가슴에
한 등 타오르는 추억만 걸어 놓고
어디로 가는가

그대 어둠 내린 흰 뜰의
한 그루 자작 나무

그대 새벽 하늘 울다 지친
길 잃은 작은 별
그대 다시 돌아와
내 야윈 청춘의 이마 위에
그 고운 손 말없이 얹어 준다면

사랑하리라 사랑하리라
더 늦기전에

 

                                                     장석주 詩 최종혁 曲 이동원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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