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 음 -
곽 재 구
아침 저녁
방을 닦습니다
강바람이 쌓인 구석구석이며
흙냄새가 솔솔 풍기는 벽도 닦습니다
그러나 매일 가장 열심히 닦는 곳은
꼭 한 군데입니다
작은 창틈 사이로 아침햇살이 떨어지는 그곳
그곳에서 나는 움켜쥔 걸레 위에
내 가장 순결한 言語의 숨결들을 쏟아 붓습니다
언젠가 당신이 찾아와 앉을 그 자리
언제나 비어 있지만
언제나 꽉 차 있는 빛나는 자리입니다.
(사랑시로 볼 수도 있지만 시인으로서
늘 마음을 청결히 닦는 자세가 반영된 시입니다.
그 깨끗한 마음 위에 순결한 언어가 올 수 있도록...
가장 잘 닦아야 할 곳이 마음이 아닌지...하며
이 시를 옮깁니다. 매일 닦아도 마음은 왜 그리
쉽게 오염이 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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