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들 의 인 사
살아오면서 잘 한것이 있다면, 단 한가지, 개인전시회를 하지 않았다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림 그리는 사람, 대부분이 알고 있드시 개인전이라는게 친지나 친척에게 알리면 그들에게 부담을 주는게 되고, 상인이 상품을 진열하고 손님을 맞듯하면
단 한점도 못 파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흔히들 "그림은 그림대로 없어지고 돈은 돈대로 들어가버린다"고 말합니다.
물론 잘 알려지거나 좋은 작품으로 그려내기가 무섭게 잘 팔리는 화가도 있고 생전에는 전혀 알려지지 않았고 관심조차 없었던 화가의 작품이 상상을 초월한 거액에 거래되기도 합니다.
그렇다해도 젊은이들에겐 개인전이든 단체전이든 경력을 쌓기위해 피할 수 없는 관문이기도 합니다만, 나 같이 먹을만큼 나이먹고 별다른 경력이 필요치 않은 사람에겐 개인전이란 아예 맘에도 두지 말아야 할 일에 속합니다.
그저 저 좋아서 하는 짓이니 작업실에 틀어박혀 있는 동안엔 세월이 가거나 계절이 바뀌거나 상관없이 행복한것에 만족하는거지요.
그런참에 제가 어찌어찌 개인전을 하고 말았습니다. 하긴 개인전이래야, 커다란 홀을 스무명쯤 되는 사람이 서너평씩 나누어 차지한 공간에 자그마한 그림 열댓점씩 걸어놓는 전시회니 딴엔 개인전이랄것도 없긴합니다. 이름하여 부스전이라 하지요.
평생 누구에게도 누가 되어선 않된다는 신념으로 버텨온 자존심이 친구고 일가친척이고 간에 전혀 알리지 않았기에 그 누구도 눈치채지 못하고 지나가긴 했지만, 그래도 그렇지 어쩌면, 단 한 점도 사겠다는 사람이 없었으니.....
이렇게 정성껏 마음들여 그린 그림이 어느누구의 마음도 사지 못했다면, 잘 된 일인지 그 반댄지....아무튼 참 씁쓸하긴 합니다.
내일은 액자를 만들어 준 친구가 고스란히 걸려있는 그림을 떼어다 줄 텐데요,
아마도 그는 이렇게 말할것입니다. "돈이야 좀 없앴지만, 그림은 무사히 돌아왔잖아요?"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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