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글/시

나의 詩 . 1/具常

조용한ㅁ 2010. 8. 23. 10:10
    나의 詩 . 1/具常 나의 시 . 1 달마대사는 벽을 마주하기 9년 만에 道도 깨우쳤다는데 나는 詩에 매달린 지 50여 년 이건 원고지를 마주하면 노상 白紙일 따름이니 하도 어이가 없어 남의 말 하듯 하지면 길 잘못 들었다. 옛 어느 성악가는 3년 간을 푹포가에 나아가 목청을 뽑아댔더니 그만 名唱이 되었다는데 나도 이 소란과 수음 속에서 시를 천 편 가까이나 썼는데 名詩는커녕 남도 남이려니와 내 마음에 드는 시 한편없으니 하도 어이가 없어 남의 말 하듯 하자면 참 딱하기도 하다. 하지만 이제 어쩌랴? 돌이킬 수도, 그만둘 수도 없고 또 결코 뉘우치지도 않는다. 마치 물에 빠진 사람이 헤엄을 잘 치거나 못 치거나 목숨을 다하는 그 순간까지 허우적대며 헤여댈 수밖에 없듯이 나도 이렇듯 시라고 쓸 수밖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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