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길
이원수
산길은 가시덤불
바람 한 점 없는데
앉아 쉬는 바위 위에
산메뚜기 한 마리,
먼 데서는 뻐꾸기가
울고 있구나.
" 잘 가거라, 잘 가거라. "
말은 하고도
고갯길 여기까지 따라온 누나.
인제 그만 가세요
내려가세요.
산길은 가시덤불
바람 없는 솔밭길,
싸리꽃을 내 가슴에
꽂아 주던 누나야.
뻐꾸기는 자꾸만
울고 있구나.
< 1949년. 소학생>
해가 지면 성둑에
부르는 소리.
놀러 나간 아이들
부르는 소리.
해가 지면 들판에
부르는 소리.
들에 나간 송아지
부르는 소리.
박꽃 핀 돌담 밑에
아기를 업고
고향 생각, 집 생각
어머니 생각
부르는 소리마다
그립습니다.
귀에 재앵 들리는
어머니 소리.
- 이원수, ‘부르는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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