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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글/수필.기타

남자의 집은 아내다


(얼마 전 주례를 하였습니다. 결혼을 앞둔 젊은이들에게 혹은 가정을 이룬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하여 주례사 내용을 일부 공개합니다.)

어떤 사람이 결혼했습니다. 결혼 전에는 남자가 이야기하고 여자가 듣는 역할이었습니다. 결혼하고 나더니 아내가 이야기하고 남편이 들었습니다. 결혼 3년이 지나자 남편과 아내 둘 다 소리를 질러 이웃이 듣는 역할이 되었습니다. (유대인 유머 중에서, 최명덕 수정·보완)

어느 부인이 랍비를 찾아왔습니다. 남편과 살 수 없다며 이혼을 생각한다 하였습니다. 그런데 자녀가 아홉 명이라, 헤어지면 같은 숫자로 나눌 수 없어서 난감하다고 하였습니다. 그러자 랍비가 “조금 더 살다가 아이가 하나 더 생기면 그때 이야기 하면 어떨까요?” 하고 대답하였습니다. 1년 반이 지난 후 랍비는 다시 길에서 부인을 만났습니다. “부인, 아이를 낳으셨다고 들었는데요, 지금도 이혼을 생각하십니까?” 부인이 말했습니다, “아니요, 아이를 낳기는 했는데 그만 쌍둥이를 낳았네요.” (유대인 유머 중에서, 최명덕 수정·보완)

유대인 유머입니다. 이 유머의 주인공들 보다는 오늘 결혼하는 부부가 행복하게 살아야하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주례를 부탁받았기에 두 사람이 행복한 가정을 이루고 잘 살라고 몇 가지 부탁합니다.

먼저 신랑에게 부탁합니다. 아내를 이해하려고 노력하지 마십시오. 이해하려고 노력하면 안 됩니다. 이해하려고 노력할수록 신랑은 미궁에 빠지게 됩니다. 왜냐고요? 지금 신랑 실력으로는 절대로 아내 이해 못합니다. 그러니 이해하려는 노력을 포기하세요. 이해하려고 노력하면 노력할수록 오히려 오해할 가능성이 큽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냐고요? 답이 있습니다. 사랑입니다. 아내를 사랑하세요. 그러면 아내가 이해됩니다. 아내를 도무지 모르겠다는 날이 올 거예요. 그러면 그때 더 깊이 아내를 사랑하세요. 그러면 아내가 이해됩니다. 탈무드에 보면 “여자의 질투심은 하나의 원인 밖에 없다.”고 합니다. 무슨 이야기인가요? 사랑받지 못한다 생각하면 아내는 바로 불안해집니다. 또 탈무드는 “질투는 천 개의 눈을 가지고 있지만, 그 가운데 한 개의 눈도 올바로 보이지 않는다.”고도 말합니다. 여자가 질투하면 문제가 심각해집니다. 아내를 질투하게 하지 마세요. 아내를 깊이 사랑하세요.

두 번째 부탁입니다. 한 사람하고만 섹스하십시오. 탈무드는 '섹스는 일생에 한 사람만을 위해 쓰여야 한다.'고 말합니다. 유대 격언에 “남자는 두 볼 사이와 두 다리 사이에서 평판이 결정된다.”고 합니다. 오늘 한국 사회는 이것을 지키는 일이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노력하세요. 이 세상에서 제일 귀한 일은 무엇보다 자기 생명을 보존하는 일입니다. 그런데 탈무드는 다음 3가지 경우는 자신의 목숨을 포기하고서라도 막는 것이 좋다고 말합니다. 첫째, 남을 죽이는 일, 둘째, 불륜의 성관계를 갖는 일, 셋째, 근친상간입니다. 이런 경우 차라리 자신의 목숨을 버리는 것이 낫습니다. 신랑에게 권합니다. 아내하고만 섹스하세요.

세 번째 부탁입니다. 술은 마셔도 되고 안 마셔도 됩니다. 그러나 마신다면 조금만 마시세요. “악마가 찾아오기 너무 바쁠 때는 술을 대리인으로 보낸다.”고 탈무드는 말합니다. 또 “술이 머리에 들어가면 비밀이 밖으로 밀려나간다.”고도 하고, “돈은 사업을 위해 쓰여야지 술을 위해 쓰여서는 안 된다.”고도 말합니다. 이것도 오늘 한국 사회에서 지키기가 그리 쉽지 않은 일입니다. 그러나 저에게 주례를 부탁하셨으니 제 부탁을 들어주세요. 과음하지 마세요. 이 세 가지 잘 지키면 훌륭한 남편 됩니다. 훌륭한 아버지 됩니다.

이제, 아내에게 부탁합니다. 무엇보다 남편의 기를 세워주세요, 남편은 아내의 존경을 받아야 삽니다. 아내에게 무시당하는 것은 남편에게 치명적입니다. 남편을 죽이고 싶으세요? 남편을 팍팍 무시하세요. 남편이 성공하는 것을 원하세요? 남편의 기를 팍팍 세워 주세요. 남자들 밖에 나가면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고 힘듭니다. 왜 남자가 밖에서 허리를 굽힙니까? 아내를 위해서입니다. 왜 남자가 참아 냅니까? 자식을 위해서입니다. 집에 오면 허리 펴게 해 주세요. 기를 팍팍 세워 주세요. 온 세상이 남편을 무시해도 아내가 존경하면 남편은 일어섭니다. 온 세상이 인정하는 남편을 아내가 무시하면 그 남편은 아내 곁을 떠나 밖으로 돕니다. 탈무드에는 “벗을 고를 때에는 계단을 한 걸음 올라가고, 아내를 고를 때에는 한 걸음 내려서라.”라는 말이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무시하는 아내와 사는 것이 그렇게 힘든 겁니다. 오늘 보니 신부도 공부를 많이 하였고 매우 유능합니다. 그러나 부탁합니다. 남편보다 계단 하나 아래 서 주세요. 선택한 남자를 존경하세요. 아내의 존경도 받지 못하는 남자가 밖에 나가 무슨 일을 해내겠습니까.

두 번째, 따뜻한 아내가 되어 주십시오. 탈무드에 “남자의 집은 아내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차가운 아내와 사는 남자는 평생 추운 집에 사는 것과 같습니다. 밤새 떨다 나온 남자가 무슨 일을 할 수 있겠습니까? 따뜻한 밥에 뜨거운 찌개를 끓여 주세요. 아침 굶긴 채 출근시키지 마세요. 제가 오늘도 제 집사람에게 가장 고마운 일은 그 긴 유학 기간 동안 하루도 찬 밥 주지 않고 따뜻한 밥 차려 준 것입니다. 따뜻하게 말해 주세요. 남자는 아이와 같습니다. 따뜻하게 품어주고 따뜻하게 말 해주고 따뜻한 밥 해주면 그렇게 행복해 한답니다.

남편에게 부탁한 3가지, 아내에게 부탁한 2가지, 이거 잘 지키시면, 신랑과 신부가 화성에서 왔건 금성에서 왔건 행복한 가정을 이루어 냅니다.


최명덕
건국대학교 문과대학 문화콘텐츠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한국이스라엘학회장, 한국이스라엘연구소장, 한국이스라엘친선협회 이사, 한국이스라엘문화원 이사로 섬기고 있다. 저서·역서로 《유대인 이야기》《지도로 보는 이스라엘 역사》《유대교의 기본진리》외 다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