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그림들/외국의화가의 작품

세상의 근원

조용한ㅁ 2012. 2. 1. 10:02

 

 

구스타브 쿠르베에게 「세상의 근원」을 의뢰하기도 했던 터키의 외교관

칼릴 베이가 하루는 쿠르베의 화실을 방문했다. 이때 그의 눈길을 끄는 그림이

「질투심 때문에 프시케를 쫓는 비너스」(소실됨)라는 그림이다.

그 내용은 비너스가 아들인 큐피드의 애인 프쉬케가 자고 있는 모습에 반해

넋을 잃고 바라보는 장면으로 여성간의 동성애를 나타내었다.

 

베이가 그림을 사겠다고 나섰으나 이미 임자가 정해져 있다고 하므로 그림을 복제해 달라고

요구하자 쿠르베가 새 그림을 그려주겠다고 약속한 작품이 바로 「잠자는 사람들」이다.

  
 

 

File:Courbet Sleep.jpg

Le Sommeil (Sleep), 1866, Petit Palais, Musee des Beaux-Arts de la Ville de Paris

 

The Sleepers, 잠자는 사람들
1866, Oil on canvas
Musee du Petit Palais, Paris.

 

 

 

쿠르베가 활동하던 무렵 프랑스에서 화가가 여성의 누드를 그릴 때는

신화나 전설을 핑계삼아야 가능했다.그런데 쿠르베는 레즈비언을 그리면서

아무런 핑계나 구실을 대지 않고 적나라하게 묘사했다.

이것은 사실주의 화가라는 점을 노골적으로 드러냄으로써

자신의 화풍을 다시 한 번 고집했다고 할 수 있다.

 

「잠자는 사람들」에서 두 여인은 서로를 사랑하느라 피곤한 나머지 깊이 잠자는 사람들에 빠져 있다.

침대에 아무렇게나 누워 잠자는 사람들든 후 여인은 무방비 상태로 알몸을 드러내고 있다.

침대 위에 널려 있는 진주 목걸이와 머리 핀,탁자 위의 고급스러운 물병과 물잔,

어둠을 배경으로 빛나는 화병과 꽃 등을 볼 때 이들은 부유층에 속하는 여성들이다.

쿠르베는 사실주의 화가의 눈으로 19세기 말 파리 부유층 여성들의 실상을 가감없이 묘사하고 있다.

 

흐트러진 머리카락과 머리 핀,진주 목걸이,팔찌 등은 심한 몸부림 때문에 몸에서 떨어져 나간 것 같다.

이것으로 짐작하건대 두 레즈비언은 서로의 클리토리스를 마찰하는 트리바비아 행위를 즐겼다고

여겨진다.그림속에 등장하는 검붉은 머리의 앞쪽 여인은 화가 제임스 애벗 맥닐 휘슬러의 정부였던

조안나 히피넌으로 보이는데,금발의 여인을 끌어안고 다리를 올려놓은 체위로 보아

남성 역활의 레즈비언인 것 같다.

 

동성애는 크게 세가지 형태가 있다.

①페더라스티(pederasty) :두 사람이 사이에 나이 차가 많아

마치 아들이나 딸 같은 상대를 사랑하는 것.

 

②비시시즘(viscism):두 사람 가운데 어느 한쪽이 성 전환 또는 여장을 해서 평소에도 여자처럼

말하고 행동하거나 반대로 여성이 남장을 한 뒤 마치 남자처럼 말하고 행동하는 동성애를 뜻한다.

 

③호모필리아(homophillia):두 사람 가운데 남자나 여자 역활로 정해진 것 없이 그때그때의 상황과

기분에 따라 역활을 바꾸는 것이다.그런데 유럽의 동성애자들은 '호모필리아'가 대부분이다.

 

그렇다면,「잠자는 사람들」의 경우 두사람은 나이 차가 별로 없는 것으로 느껴지므로

'호모필리아' 관계인 레즈비언들을 그린 것이라 해도 무방할 듯 싶다.

 

 
 

Gustave Courbet taking down a Morris columncaricature

published by the Pere Duchene illustre

 

 

 

 
1860년대에 들어서면서부터 쿠르베는 많은 누드화를 그린다.
그 가운데 터키 대사이자 수집가였던 ‘칼릴 베이’가 자신의 욕실에 걸어 놓기 위해 청탁한 그림으로
그가 쿠르베에게 부탁했던 또 다른 누드화, 바로 위에 본 서로 포옹한 자세로 잠이 든 두 여인을 묘사한 [잠자는 사람들]과 함께 그의 소장품 중 가장 백미로 꼽혔던 작품이 있다.
그 그림의 제목은 [세상의 근원]이다.
 
 
전하는 바에 의하면 1889년 공쿠르 형제 중 한 사람인 ‘에드몽 공쿠르’가 이 그림을 보았다고 하는데
당시 그림은 성(城)을 그린 풍경화로 가려져 있었다고 한다(이 그림은 칼릴 베이가 소장할 때부터
라캉이 소장하기까지 모두 덧대기용 그림에 가려져 있었다고 한다.)

 

 

제1차 세계 대전 직전인 1910년경에는 ‘베른하임’이라는 사람이 구입하여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소장하고 있었고
이 그림을 1955년 ‘자크 라캉’과 그 부인인 ‘실비아 바타유’가 구입 소장했다고 한다.
두 사람은 시골집에 이 작품을 놔두고 귀한 손님들에게만 보여 주었다.
그리고 초현실주의 화가 ‘앙드레 마송’에게 덧대기용 그림을 부탁했다.
 

 

마송은 당시 그의 여러 그림에서 나타났던 신화적인 이미지를
단순화한 선으로 표현한 덧대기용 그림을  그려 준다.
세상의 근원」은 1988년 미국 뉴욕의 브루클린 박물관에서의 전시회 때
처음으로 일반관객에게 공개된 후, 상속세 대신 국가에 기증되어
1995년 19세기 미술관인 파리 오르세 미술관에 들어오게 된다.

 

 

 
오르세 미술관에 전시되어 있는 [잠자는 사람들]과 [세상의 근원]
 
 

 

쿠르베가 누구를 모델로, 어떻게 이 그림을 그렸으며 제작 시점으로 추정되는 1866년 이후

누구의 손을 거쳐 소장돼 왔는지도 정확히 밝혀져 있지 않다. 위의 말한 경로도 일부일 수도 있다.

당시 터키 대사로 엄청난 부호였던 ‘칼릴 베이’의 부탁으로 그려진 것으로만 알려져 있을 뿐이다.

모델도 누구인지 정확하지는 않으나 칼릴 베이의 아내라는 설이 가장 유력하다.

그는 유명한 '앵그르'의 그림 [터키 탕]을 소장하기도 했던 인물이기도 하다.

 
 
위 그림을 주문하였던 터키의 전직 외교관 카릴 베이는
아마도 역사상 가장 유명한 에로틱 미술 수집가였을 것이다.
프랑스 사실주의화가 구스타브쿠르베 (1819-1877)는 이 터키인 후원자의 주문으로
일련의 에로틱한 그림들을 그렸다. 그 중에는 침대에서 잠들어 있는 레스비언 커플을 보여주는
[잠자는 사람들]과 시트로 머리를 가린 여자의 복부, 벌린다리, 생식기, 가슴, 곤두선 유두,
음모를 묘사한 [세상의 근원]이 포함되어 있었다.
 
 
 
 
 
[세상의 근원]The Origin of the World
(원 타이틀;L'Origine du monde) 1866,
Oil on canvas, 18 1/8 x 21 5/8 in. (46 x 55 cm)
Musee d'Orsay, Par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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