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가곡

첫눈 오는 날

조용한ㅁ 2012. 11. 17. 19:11




    첫눈 오는 날
    - 김필연 작시 , 한지영 작곡 / 테너 이영화

     

    사랑-사랑하는 사람아
    첫눈-첫눈 곱게 오는 날
    우리 만나자는 약속 없어도 우리 그냥 만나자

    우연처럼 그렇게 만나서 그냥 말없이 걸어보자
    하얀 눈밭을 걷다가 지치면 기차를 타보자
    낯선 마을을 지나 낯선 강을 지나
    아이처럼 아이처럼 설레며

    아득한 원시의 들판으로 가자
    새하얀 꿈들이 날고 새하얀 축복이 내리는

    음 새하얀 꿈들이 날고
    음 새하얀 축복이 내리는
    음 순백의 광야로 가서
    아픈 기억은 그 곳에 묻고
    너와 나 마음 하얀 아이가 되어
    우리 첫눈 첫눈처럼 하얀 순백의 연가를 부르자

          첫눈 오는 날 만나자

          정호승

           

           

           

          첫눈 오는 날 만나자
          어머니가 싸리빗자루로 쓸어 놓은 눈길을 걸어
          누구의 발자국 하나 찍히지 않은 순백의 골목을 지나
          새들의 발자국 같은 흰 발자국을 남기며
          첫눈 오는 날 만나기로 한 사람을 만나러 가자

          팔짱을 끼고
          더러 눈길에 미끄러지기도 하면서
          가난한 아저씨가 연탄 화덕 앞에 쭈그리고 앉아
          목장갑 낀 손으로 구워 놓은 군밤을
          더러 사 먹기도 하면서
          첫눈 오는 날 만나기로 한 사람을 만나
          눈물이 나도록 웃으며 눈길을 걸어가자

          사랑하는 사람들만이 첫눈을 기다린다
          첫눈을 기다리는 사람들만이
          첫눈 같은 세상이 오기를 기다린다
          아직도 첫눈 오는 날 만나자고 약속하는 사람들 때문에
          첫눈은 내린다
          세상에 눈이 내린다는 것과
          눈 내리는 거리를 걸을 수 있다는 것은
          그 얼마나 큰 축복인가

          첫눈 오는 날 만나자
          첫눈 오는 날 만나기로 한 사람을 만나
          커피를 마시고
          눈 내리는 기차역 부근을 서성거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