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로 이동하는 시간이 긴 여행길, 대개의 풍경들이 그냥 스쳐지나갔다. 야생화가 지천으로 피어있는 야산이거나 보라색 꽃들이 융단처럼 깔린 들판, 황금빛으로 반짝이던 작은 꽃송이들도.... 이스탄불에서 샤트랑불루로 이동하는 차안에서 나는 가이드에게 다가가 경치가 좋은곳에서 잠시 멈출수도있는가 물었었다. 가이드는 "예, 알았습니다," 그랬었다. 하지만, 그 뿐, 화장실에 가기위한 휴계소 말고는 멈추는 일 없이 샤트랑불루에 도착하고 마는 것이었다. 그 후로도 늘 그랬다. 정해진 목적지에 도착하기까지, 도중에 즉흥적으로 차를 세우는 일은 없었는데, 누군가가 그랬다. 터키에선 주행도중 길가에 차를 세울수 없다고... 그럼 처음부터 그렇다고 말을 했어야지, 뭐여? 세상물정 모르는 노파로 친겨,뭐여?
느닷없이 들판을 헤매거나 저녁노을을 가슴 가득 담는 일은 우리들 무심재 국내여행에서나 있는 일일뿐인가, 단념할 즈음, 딱 한군데 선심쓰듯 어디선가 차을 세우는데, 나 참, 올리브 우거진 숲도, 빨갛게 익어가는 체리농장도 아닌, 우거진 잡초가 바람에 쓰러질듯 일렁이는 째끄만 밀밭 모퉁이었다. (아래, 집 한채가 있는 풍경).
처음부터 투덜거리긴 했지만, 이번 여행에서 불만이라면, 딱 이것 한가지뿐. 다른 모든것들은 축복인듯 행복하고 신비롭고도 아름다운 나날이었다.
눈길 닿는곳마다 투명하고 깨끗한 풍경들, 무엇이 우리나라와 닮았는지 설명할 순 없지만, 친근하고 전혀 이질감없이 아름다웠다. 특히 에게해와 지중해가 만나는 보드륨의 일정은 환희이고 낭만, 그 자체였다. 낮에 갑판위에서 춤추던 우리는 기막히게 아름다운 호텔을 나와 밤바다로 나갔었다.
그리고 참 예쁘고 사랑스런 우리 무심재 길동무들. 언제, 어디서나 티없이 밝고 행복한, 축복받은 이들을, 나는 귀히 여기며, 사랑하는 마음으로 카메라에 담곤했다.
각기 다른 삶속에서 나와,그리 익숙하지도 않은 우리가, 만나면 반갑고 또 만나게 되기를 기다리는 것은 무슨 까닭일까? 어쩌면 그것은 같은 길 위에서,같은곳을 바라보며, 걸었던 시간이 만들어준 축복이 아닐런지.
이미 많이 늦은 나이에 길에 나선, 서툴고 아둔한 나를 사랑의 마음으로 배려 해 주신 선생님과 무심재 친구들에게 사랑의 인사를 보내며 터키여행 소감을 맺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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