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사 크리올라는 스페인의 옛 왕조의 말인 카스티야어를 텍스트로 노래한 미사곡은 1963년에서야 겨우 라틴 아메리카 카톨릭 교단으로부터 승인을 받았다는군요. 그도 그럴 것이 중세 이후 카톨릭 미사에서 사용된 말은 모두 라틴어였고 이태리어, 프랑스어, 독일어, 스페인어와 같은 자국어는 일상의 대화에서만 쓰이다가 20세기 후반에 이르러서야 카톨릭 전례를 토착화하려는 움직임을 로마 교황청이 허용했다고 하니까요.
'크리올라'는 남미 지역 출신의 스페인계 후예들을 이르는 말이라지요. 1964년 10월 아르헨티나에서 녹음된 이 음반은 무려 40여개 국에서 발매되어 삼 백 만장 이상이 팔려나가는 어마어마한 성공을 거두었다는데요. 작곡가 아리엘 라미레즈가 직접 만든 멜로디에 아르헨티나의 민속음악과 히스패닉계 아메리칸의 토속적인 리듬과 형식이 잘 조화된 <미사 크리올라 Misa Criolla>에는 이중창을 포함한 독창 외에 최소한 40명 이상의 목소리가 섞인 합창과 피아노, 오르간을 비롯한 다섯 개의 이중 현을 가진 기타의 일종인 차링고와 통나무로 만든 플롯인 쿠에나 그리고 볼리비아의 팬파이프인 시쿠 등의 다양한 민속악기들까지 어우러졌다고 하니까 그 규모가 얼마나 대단한 지를 짐작할 수 있다고 하겠습니다. 첫 곡 'Kyrie(키리에-우리를 불쌍히 여기소서)'를 시작으로 'Gloria(글로리아-영광)'와 'credo(크레도-신앙고백)', 'Santus(상투스-거룩하시다)'를 거쳐 마지막 곡 'Agnus dei(아뉴스 데이-신의 어린양)'에 이르는 시간은 멀고도 긴 삶의 지난한 여정을 떠올리게 하지요. http://www.junnodae.or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