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글/시

할 말이 없다/문홍자

조용한ㅁ 2014. 2. 4. 22:56





 

        할 말이 없다 내가 사랑할 줄 알게된 때는 이미 해가 서산을 넘고 있을 때이었지 바라보기도 눈부셔 아리고 가위 눌린 꿈속으로 반 벙어리가 되어갈 때 쯤 가는 해 가 버린 해 눈부시게 한번 웃어주고 그 끝에 남긴 말 흔적없이 잊자 한들 뉘라서 할 말 있으랴 내 발밑은 허물어져 기우는 모래성 황금빛으로 물드는 노을길에 누운 그림자의 두께는 애처러워 빛으로 하여 황혼녁을 금붙이로 비늘을 입히는 찰나에 휘황하게 흔들리는 내 목숨의 울림도 더듬어 쓰다듬는 여생의 따스한 훈김 이 마저도 지나가리니 해 꼬리에 몸채로 묶어봐도 아리게 멍든 가슴이 재가 되는 순간에는 한마디도 끝내 말하지 못했지 해가 나를 비껴가고 내가 해를 뒤 돌아 선다해도 도리없어 해가 숨진 바닷기에서는 더 더욱 멍한채로 할 말이 없다 문홍자 부산 바닷가에서 2014년1월에

'아름다운글 >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라진 계절/천양희  (0) 2014.02.14
무심천 / 도종환   (0) 2014.02.04
솔직히 말해서 나는   (0) 2014.02.04
그 사람에게   (0) 2014.02.03
세월................................................................. 도종환  (0) 2014.0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