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글/시

어머니의 설날

조용한ㅁ 2015. 2. 21. 20:20

 

 




      '어머니와 설날' / 김종해

      ‘우리의 설날은 어머니가 빚어주셨다
      밤새도록 자지 않고
      눈 오는 소리를 흰 떡으로 빚으시는
      어머니 곁에서
      나는 애기까치가 되어 날아올랐다
      빨간 화롯불 가에서
      내 꿈은 달아오르고
      밖에는 그해의 가장 아름다운 눈이 내렸다
      매화꽃이 눈 속에서 날리는
      어머니의 나라
      어머니가 이고 오신 하늘 한 자락에
      누이는 동백꽃 수를 놓았다
      섣달 그믐날 어머니의 도마 위에
      산은 내려와서 산나물로 엎드리고
      바다는 올라와서 비늘을 털었다
      어머니가 밤새도록 빚어 놓은
      새해 아침 하늘 위에
      내가 날린 방패연이 날아오르고
      어머니는 햇살로
      내 연실을 끌어올려 주셨다.’


      설날 / 오탁번

      ‘설날 차례 지내고
      음복 한 잔 하면
      보고 싶은 어머니 얼굴
      내 볼 물들이며 떠오른다
      설날 아침
      막내 손 시릴까봐
      아득한 저승의 숨결로
      벙어리장갑을 뜨고 계신
      나의 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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