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어도 내게는 잔혹한 여름이었다
8월21일 예기치 못한 남편의 뇌경색 발병으로 대학병원과 재활병원을 전전하면서, 여름이 어떻게 지나버렸는지, 또 가을이 어쩧게 와서 어떻게 가고있는지
바라볼길도 없이 그렇게 계절이 바뀌었다.
문득 하늘이 푸르게 느껴질 때도 다만 아득하기만 하던 날들.
통속한 포장지로 감싼 내 삶이 그 포장지가 벗겨져 남루한 실체를 들켜버린듯
부끄럽고 참담해서 아예, 숨어버리고 싶었다.
그런 내 마음과는 상관없다는듯 시간은 지나고 흘러 남편의 병은 회복되어가고 있지만, 그 과정중에 다치고 찔리운 내 마음의 상흔은 아예
문신처럼 새겨져 좀처럼 맑은 날이 없고 말았다.
그런 어느날, 작은 내 카페의 벗들이 찾아와 나를 현충사 은행나무 아래로 데려다 주었다.
푸석하고 초라한 몰골이었음에 틀림없겠지만, 그렇지만.
웃었다, 까르르 깔깔... 까르르 깔깔깔...
그래서 아주 잠시 행복이란 물감을 발라본 하루였다.
Shaloo Shalom Yrushalayim - The Burns Sisters(예루살렘이여 평화롭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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