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나의그림/때로는 나도

어느 가을 한 날



적어도 내게는 잔혹한 여름이었다

8월21일 예기치 못한 남편의 뇌경색 발병으로 대학병원과 재활병원을 전전하면서, 여름이 어떻게 지나버렸는지, 또 가을이 어쩧게 와서 어떻게 가고있는지

바라볼길도 없이 그렇게 계절이 바뀌었다.

문득 하늘이 푸르게 느껴질 때도 다만 아득하기만 하던 날들.

통속한 포장지로 감싼 내 삶이 그 포장지가 벗겨져 남루한  실체를 들켜버린듯

부끄럽고 참담해서 아예, 숨어버리고 싶었다.

그런 내 마음과는 상관없다는듯 시간은 지나고 흘러 남편의 병은 회복되어가고 있지만, 그 과정중에 다치고 찔리운 내 마음의 상흔은 아예

문신처럼 새겨져 좀처럼 맑은 날이 없고 말았다.

그런 어느날, 작은 내 카페의 벗들이 찾아와 나를 현충사 은행나무 아래로 데려다 주었다.

푸석하고 초라한 몰골이었음에 틀림없겠지만, 그렇지만.

웃었다, 까르르 깔깔... 까르르 깔깔깔...

그래서 아주 잠시 행복이란 물감을 발라본 하루였다.




































Shaloo Shalom Yrushalayim - The Burns Sisters(예루살렘이여 평화롭기를

 

'나의그림 > 때로는 나도'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곰과 나  (0) 2015.11.25
[스크랩] 가을 어느날 현충사에서  (0) 2015.11.02
병원에서 가을을 맞고 또 보내다  (0) 2015.10.07
명옥헌 출사  (0) 2015.08.11
어제 내린 비..윤형주  (0) 2015.08.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