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글/시

산란(山蘭)

조용한ㅁ 2018. 3. 3. 03:03

*Gregory Colbert 作 **Namo Tassa Bhagavato Arahato Samma-Sambuddhassa /정율스님

 


 



산란(山蘭) 


석성우(1943~)


 


 


어느 날 어느 별에 가누어 온 목숨이냐

실바람 기척에도 굽이치는 마음 있어

네 향기 그 아니더면 산도 어이 깊으리.



 산기슭 무거움에 실뿌리를 내리고서

생각은 골 깊어도 펼쳐 든 하늘 자락

검(劍)보다 푸른 줄기에 날빛 비껴 서거라.



정토(淨土) 저 아픔이 얼마만큼 멀다 하랴

산창(山窓)에 빛을 모아 고쳐 앉은 얼음 속을

장삼(長衫)도 먹물에 스며 남은 날이 춥고나.



'아름다운글 >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한계령을 위한 연가 / 문정희  (0) 2018.03.19
성모상 앞에서 / 유안진   (0) 2018.03.03
오래된 가을 /천양희   (0) 2018.02.28
피천득  (0) 2018.02.24
가지 않을 수 없었던 길/도종환  (0) 2018.02.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