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 마지막 기도 / 이 해 인
이제
남은 것은
아무것도 없다
두고 갈 것도 없고
가져갈 것도 없는
가벼운 충만함이여
헛되고 헛된 욕심이
나를 다시 휘감기 전
어서 떠날 준비를 해야지
땅 밑으로 흐르는
한 방울의 물이기보다
하늘에 숨어 사는
한 송이의 흰구름이고 싶은
마지막 소망도 접어두리
숨이 멎어가는
마지막 고통 속에서도
눈을 감으면
희미한 빛 속에 길이 열리고
등불을 든 나의 사랑은
흰옷을 입고 마중나오리라
어떻게 웃을까
고통 속에도 설레이는
나의 마지막 기도를
그이는 들으실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