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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연주곡

사의 찬미(死의 讃美)와 다뉴브 강의 잔물결

사의 찬미(死의 讃美)와 다뉴브 강의 잔물결



 

봄인데 영동지방엔 눈이 내린다고 하는데 여긴 아침나절에 비가 내렸다.

봄이고 봄비가 나쁜 것만은 아닌데 잔득 흐린 날씨가 마음을 을씨년스럽게 게 만드나 보다.
그러고 보니 내가 지금 흥얼거리고 있는 노래가 사의 찬미(死의 讃美)다.
우리나라 최초의 소프라노 가수라는 윤심덕이 왜 이런 노래를 불렀을까? 간혹 의문을 떠올리며 오랫동안 지냈지만 내린 결론은 없다.

그래서 인터넷을 뒤져본다.  

                  < 연인사이였던 극작가 김우진과 소프라노 윤심덕 >

* 윤심덕이 부른 사의찬미    http://youtu.be/Mfb4aqQufPM
* 대금연주자 전명신이 부르는 국악 사의찬미  http://youtu.be/traJvFVeFBk

그런데 내가 알고 있는 사의 찬미 가사 말고 다른 가사가 찾아 진다.
* 네이버 블로그 "르르의 뮤직살롱( http://me2.do/5AoeYLuo )"에서인데 정녕 윤심덕이 이렇게 노래를 부른 것일까?
 무려 6연까지 있으니 앞으로 이 가사로 노래 연습을 좀하여 봐야 하겠다.

          광막한 광야에 달리는 인생아
          너의 가는 곳 그 어데이냐
          쓸쓸한 세상 험악한 고해에
          너는 무엇을 찾으려 하느냐

    < 이 가사는 네이버 블로그 '르르의 뮤직살롱'에서 인용 >


 1970년쯤 모자를 눌러쓰고 극장에서 표를 끊으며 "다뉴브 강의 잔물결"을 흥얼거렸다.
그런데 매표소 안의 아가씨가 가려진 커텐을 들춰서 나를 쳐다본다. 왜 그러느냐고 물었더니 그 노래를 불러서란다.

             - 다뉴브 강의 잔물결 -


           어스름 달빛에 안개는 끼고
           고이 잠드는 깊은 밤하늘에
           물결 잔잔한 도나우 강물은
           소리 도없이 흘러만 간다.

           물결치는 작은 배 위에 등불만 흔들리고
           새들은 잠깨어 날아가네.
           갈대 잎 끝마다 반짝이는 저 잔잔한 물결

           굽이 흐르는 다뉴브 강 물결은
           달을 띄우고 흘러만 간다

     < 글로 쓰려니 오랫동안 내가 외우고 있는 이 가사가 다 맞는지 모르겠다 >

< 노원필하모닉오케스트라 2회 정기연주회 - 다뉴브강의 잔물결 http://youtu.be/bcfH4tmjjJU >


루마니아의 이바노비치가 작곡했다는 이 왈츠곡을 나는 좋아한다. 그래서 지금도 간혹 부르는데 가사는위와 같다. 다뉴브강이 도나우 강이고 노래 가운데 "물결치는~"부터가 아주 격렬했다가 "굽이 흐르는~ "에 이르러 다시 왈츠로 돌아가는 이 노래의 특이함을 즐긴다.

 

                                             < 다뉴브강의 석양 >


그런데 이 노래가 왜 '사의 찬미'로 변했을까?
아무리 생각해도 어울리지 않는다. 동양과 서양이라는 배경도 그렇고, 왈츠라는 무도곡이 죽음을 찬미하는 노래가 된 것도 그렇고, 윤심덕이 애인과 현해탄에 정사(情死)했다는 것도 그렇고, 모두 어울리는 것 같지 않다.

그러나 난 "도나우 강의 잔물결"을 부르거나 "사의 찬미"를 부르거나 앞뒤 순서가 바뀌어도 꼭 두 노래를 다 부른다.   "어스름 달빛에~"와 "광막한 광야를~"을 비교하여 가면서 부른다.

오늘(2013.03.20 수요일) 아침에는 비가 오더니 오후가 되면서 잔득 흐리다.
또 추워진다고 했는데 그래도 "도나우 강의 잔물결"을 흥얼거리며 신나게 봄을 맞아야 하겠다.


나는 한 때 정통 클래식 음악만을 고집한 적이 있다.
어떤 친구와 세미 클래식의 예술성을 놓고 수일동안 정통클래식이라야 한다고 다툰적도 있다.
그러나 지금은 아니다. 세월과 함께 생각이 바뀌었다. 예술이거나 말거나 사람이 즐거울 수 있으면 되지 않겠는가? 이렇게 생각이 바뀐 후로 팝송이나 대중가요도 가까이 하였지만 근본은 역시 정통 클래식이다.

'다뉴브강의 잔물결'은 정통 클래식으로 분류 되는데 '사의 찬미'는 대중가요다.
두 노래를 오가는 것이 멋지지 않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