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연주곡

사의 찬미(死의 讃美)와 다뉴브 강의 잔물결

조용한ㅁ 2019. 7. 11. 23:07

사의 찬미(死의 讃美)와 다뉴브 강의 잔물결



 

봄인데 영동지방엔 눈이 내린다고 하는데 여긴 아침나절에 비가 내렸다.

봄이고 봄비가 나쁜 것만은 아닌데 잔득 흐린 날씨가 마음을 을씨년스럽게 게 만드나 보다.
그러고 보니 내가 지금 흥얼거리고 있는 노래가 사의 찬미(死의 讃美)다.
우리나라 최초의 소프라노 가수라는 윤심덕이 왜 이런 노래를 불렀을까? 간혹 의문을 떠올리며 오랫동안 지냈지만 내린 결론은 없다.

그래서 인터넷을 뒤져본다.  

                  < 연인사이였던 극작가 김우진과 소프라노 윤심덕 >

* 윤심덕이 부른 사의찬미    http://youtu.be/Mfb4aqQufPM
* 대금연주자 전명신이 부르는 국악 사의찬미  http://youtu.be/traJvFVeFBk

그런데 내가 알고 있는 사의 찬미 가사 말고 다른 가사가 찾아 진다.
* 네이버 블로그 "르르의 뮤직살롱( http://me2.do/5AoeYLuo )"에서인데 정녕 윤심덕이 이렇게 노래를 부른 것일까?
 무려 6연까지 있으니 앞으로 이 가사로 노래 연습을 좀하여 봐야 하겠다.

          광막한 광야에 달리는 인생아
          너의 가는 곳 그 어데이냐
          쓸쓸한 세상 험악한 고해에
          너는 무엇을 찾으려 하느냐

    < 이 가사는 네이버 블로그 '르르의 뮤직살롱'에서 인용 >


 1970년쯤 모자를 눌러쓰고 극장에서 표를 끊으며 "다뉴브 강의 잔물결"을 흥얼거렸다.
그런데 매표소 안의 아가씨가 가려진 커텐을 들춰서 나를 쳐다본다. 왜 그러느냐고 물었더니 그 노래를 불러서란다.

             - 다뉴브 강의 잔물결 -


           어스름 달빛에 안개는 끼고
           고이 잠드는 깊은 밤하늘에
           물결 잔잔한 도나우 강물은
           소리 도없이 흘러만 간다.

           물결치는 작은 배 위에 등불만 흔들리고
           새들은 잠깨어 날아가네.
           갈대 잎 끝마다 반짝이는 저 잔잔한 물결

           굽이 흐르는 다뉴브 강 물결은
           달을 띄우고 흘러만 간다

     < 글로 쓰려니 오랫동안 내가 외우고 있는 이 가사가 다 맞는지 모르겠다 >

< 노원필하모닉오케스트라 2회 정기연주회 - 다뉴브강의 잔물결 http://youtu.be/bcfH4tmjjJU >


루마니아의 이바노비치가 작곡했다는 이 왈츠곡을 나는 좋아한다. 그래서 지금도 간혹 부르는데 가사는위와 같다. 다뉴브강이 도나우 강이고 노래 가운데 "물결치는~"부터가 아주 격렬했다가 "굽이 흐르는~ "에 이르러 다시 왈츠로 돌아가는 이 노래의 특이함을 즐긴다.

 

                                             < 다뉴브강의 석양 >


그런데 이 노래가 왜 '사의 찬미'로 변했을까?
아무리 생각해도 어울리지 않는다. 동양과 서양이라는 배경도 그렇고, 왈츠라는 무도곡이 죽음을 찬미하는 노래가 된 것도 그렇고, 윤심덕이 애인과 현해탄에 정사(情死)했다는 것도 그렇고, 모두 어울리는 것 같지 않다.

그러나 난 "도나우 강의 잔물결"을 부르거나 "사의 찬미"를 부르거나 앞뒤 순서가 바뀌어도 꼭 두 노래를 다 부른다.   "어스름 달빛에~"와 "광막한 광야를~"을 비교하여 가면서 부른다.

오늘(2013.03.20 수요일) 아침에는 비가 오더니 오후가 되면서 잔득 흐리다.
또 추워진다고 했는데 그래도 "도나우 강의 잔물결"을 흥얼거리며 신나게 봄을 맞아야 하겠다.


나는 한 때 정통 클래식 음악만을 고집한 적이 있다.
어떤 친구와 세미 클래식의 예술성을 놓고 수일동안 정통클래식이라야 한다고 다툰적도 있다.
그러나 지금은 아니다. 세월과 함께 생각이 바뀌었다. 예술이거나 말거나 사람이 즐거울 수 있으면 되지 않겠는가? 이렇게 생각이 바뀐 후로 팝송이나 대중가요도 가까이 하였지만 근본은 역시 정통 클래식이다.

'다뉴브강의 잔물결'은 정통 클래식으로 분류 되는데 '사의 찬미'는 대중가요다.
두 노래를 오가는 것이 멋지지 않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