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글/시

혼자 사랑, 도종환

조용한ㅁ 2020. 3. 21. 14:25


그대의 이름을 불러보고 싶어요
짐짓 아무렇지도 않은 목소리로
그대와 조금 더 오래 있고 싶어요
크고 작은 일들을 바쁘게 섞어 하며
그대의 손을 잡아보고 싶어요
여럿 속에 섞여서 아무렇지도 않은 듯
그러다 슬그머니 생각을 거두며
나는 이것이 사랑임을 알아요
꽃이 피기 전 단내로 뻗어오르는 찔레순 같은
오월 아침 첫 문을 열고 하늘을 바라보는
마음 같은 이것이 사랑임을 알아요
그러나 나의 사랑이 그대에게 상처가 될까봐
오늘도 말 안하고 달빛 아래 돌아와요
어쩌면 두고두고 한번도 말 안하고
이렇게 살게 되지 생각하며 혼자서 돌아와요.

혼자 사랑, 도종환

'아름다운글 > ' 카테고리의 다른 글

대나무 - 이형산  (0) 2022.02.15
꽃 진 자리에 문태준  (0) 2020.03.21
당신 하나만 바라보며 살겠습니다  (0) 2020.01.15
나이/김재진  (0) 2020.01.15
나비/복효근  (0) 2019.10.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