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의자
[최호 요한보스코신부님의 글중에서]
한 자매가 본당 신부님께 자기 집에 와서 아버지의 임종 준비를 위해 기도해 달라고 청했다.
신부님이 도착했을 때 그녀의 아버지는 머리를 두 개의 베개로 받쳐 놓고 침대에 누워 있었다.
침대 옆에는 빈 의자가 있었다.
신부님은 노인에게 그녀의 딸이 자기가 온다고 이야기해 준 것으로 알고
"오래 기다리시고 계셨지요?" 하고 말했다.
"아니요. 당신은 누구요?" 하고 노인이 말했다.
신부님은 그 노인에게 자기소개를 하고 이야기를 했다.
"저는 빈 의자를 보고 할아버지가 제가 올 것을 알고 계신 것으로 생각했습니다."하자
"신부님, 저 의자... 아니..문을 닫아 주시겠습니까?"
노인이 말했다. 의아하게 생각한 신부님은 문을 닫았다.
"저는 이것을 누구에게도, 내 딸에게도 말하지 않았어요.
내 평생 동안 나는 기도하는 방법을 몰랐어요.
성당에서 배웠지만 항상 잊어버리곤 했답니다. 저는 기도를 포기했어요.
약 4년 전 어느날 나의 가장 친한 친구가 나에게 말했어요."
"여보게, 기도는 예수님과 자연스럽게 대화를 하는 간단한 일이야.
자, 내가 가르쳐 주지. 자네 앞에 아무런 빈 의자를 하나 놓고
그 의자에 앉아 계시는 예수님을 그려 보게.
그분이 "내가 항상 너희와 함께 있을 것이다." 라고
약속하셨기 때문에 이건 상상이 아니네.
그리고 자네가 지금 나와 하고 있는 식으로 그분께 말을 하게"
"그래서 나는 그 방법을 시도했고,
나는 오래지 않아 그것을 매우 좋아하게 되어 매일 몇 시간씩 그 분과 말을 합니다."
"그렇지만 저는 조심합니다.
만약 제 딸이 내가 빈 의자에게 이야기하고 있는 것을 보았다면
그 애는 저를 정신병원에 보냈을 겁니다."
신부님은 이 이야기에 감동되어 노인에게 계속하라고 격려하였다.
그리고 노인에게 임종에 필요한 성사를 주고 본당으로 돌아왔다.
이틀 후 그 딸이 신부님께 전화를 걸어
자기 아버지가 그 날 오후에 돌아가셨다고 말했다.
"평화롭게 돌아가셨는지요?" 신부님이 물었다.
"예. 2시쯤 아버지가 저를 부르시더니 "사랑한다"고 하시면서 제 손을 꼭 잡아 주셨어요.
그런데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바로 전에 침대 옆에 있는
의자에 몸을 구부려 머리를 편안하게 의자 위에 놓으셨어요.
신부님은 그것을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신부님은 눈물을 닦으며 말했다.
"우리 모두가 그분처럼 죽을 수 있기를 나는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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