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글/시

눈 오는 날의 미사/마 종기

조용한ㅁ 2007. 12. 17. 12:45

 

 

 

* 눈 오는 날의 미사 *   ...   마종기

 

 

하늘에 사는 흰옷 입은 하느님과
그 아들의 순한 입김과
내게는 아직도 느껴지다 말다 하는
하느님의 혼까지 함께 섞여서
겨울 아침 한정 없이 눈이 되어 내린다.

그 눈송이 받아 입술을 적신다.
가장 아름다운 모형의 물이
오래 비어 있던 나를 채운다.
사방에 에워싸는 하느님의 체온,
땅에까지 내려오는 겸손한 무너짐.
눈 내리는 아침은 희고 따뜻하다.

 

 











 

 

'아름다운글 > '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강가에서/ 강가에서  (0) 2007.12.18
[스크랩] 천개의 바람이 되어  (0) 2007.12.18
아무도 슬프지 않도록/정 호승  (0) 2007.12.02
보고싶다/김 정한  (0) 2007.11.23
꿈 꾸는 당신/ 마 종기  (0) 2007.1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