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글/시

꽃잎인연/도 종환

조용한ㅁ 2008. 2. 13. 11:22

꽃잎 인연 시/ 도종환 그림 / 조용한 몸 끝을 스치고 간 이는 몇 이었을까

              마음을 흔들고 간 이는 몇 이었을까 저녁 하늘과 만나고 간 기러기 수 만큼 이었을까 앞강에 흔들리던 보름달 수 만큼 이었을까 가지 끝에 모여와 주는 오늘 저 수천 개 꽃잎도 때가 되면 비 오고 바람 불어 속절 없이 흩어지리 살아 있는 동안은 바람 불어 언제나 쓸쓸 하고 사람과 사람끼리 만나고 헤어지는 일들도 빗발과 꽃나무들 만나고 헤어지는 일과 같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