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ancisco de Goya(1746-1828), [알바 공작 부인]The Duchess of Alba, 1795, Oil on canvas, 194 x 130 cm, Collection of the Duchess of Alba, Museo del Prado, Madrid
스페인 최고의 명문 귀족인 알바 공작 부부의 초상화를 그리면서 고야는 알바 공작부인과 운명적인 첫 만남을 갖게 된다. 마드리드 사교계의 비너스로 숱한 찬사와 질시를 받았던 알바 공작 부인과 천재 화가는 곧 신분의 차이를 뛰어넘는 격렬한 사랑을 불태운다 ..
피카소와 모딜리아니처럼 예술가가 사랑한 대상을 작품을 통해서 확실하게 알 수 있는 경우도 있지만, 모델의 신분이 수수께끼로 남아 숱한 추측들 낳게 하는 작품도 있다. 그중 가장 유명한 그림은 고야가 그린 <벌거벗은 마하>와 <옷을 입은 마하>다. <벌거벗은 마하>는 고야가 그린 유일한 누드화인데다가 모델로 추정되는 알바 공작부인을 고야가 광기에 이를 정도로 사랑했던 만큼 모델에 대한 후세의 관심을 더욱 증폭될 수밖에 없었다.
<옷 입은 마하> 1798~1805 캔버스에 유채 95*190cm 마드리드 프라도 미술관
당시에는 <집시여인>이라는 제목이었으며, 왕비의 애인이었던 한 재상을 위해 그려졌다. 조심스러운 붓의 터치와 섬세한 색채. 50대에 들어선 고야는 여성미의 관능적인 볼륨감보다 표면적인 인상을 표현하려고 애썼다.
<나체의 마하> 1798~1805 캔버스에 유채 97*190cm 마드리드 프라도 미술관
<1808년 5월 3일>과 <나체의 마하>로 고야는 비도덕적이라는 이유로 기소되어 종교재판을 받기도 했다. 고야가 남긴 유일한 나체화이며, 스페인에서는 벨라스케스의 <거울 앞에 누운 비너스>를 제외한 유일한 나체화이다. 같은 모델을 옷을 입은, 나체의 모습이라는 두 가지로 그린 점에서는 세계 회화상 유일하다. 먼저 ‘옷을 입은 마하’를 살펴보면, 작은 볼레로 모양의 긴소매 저고리 밑에 찰싹 달라붙는 하얀 슈미즈를 걸치고,빨간 허리띠로 허리를 졸라매고 있다. 그리고 금장식이 달린 하얀 공단 구두를 신고 있다. 머리는 ‘벌거벗은 마하’와 마찬가지로 19세기 초의 유행에 따라 이마에 앞머리를 늘어뜨리고, 볼에는 연지를 바르고, 반달 모양의 눈썹 밑에 있는 눈은 그녀를 바라보는 사람을 애타게 원하고 있는 듯 하다.
벌거벗은 마하는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알몸인데도, 옷을 입은 마하에 비하면 전경에서 뒤쪽으로 몸을 오므려들이는 듯한 인상을 준다. 게다가 그 눈은 옷을 입은 마하와 마찬가지로 그녀를 보는 사람을 바라보고 있지만, 옷을 입은 마하와는 달리 그 눈에는 희미한 비웃음이 떠올라 있는 것 같다. 따라서 내적인 성찰과 수치심에 대한 실마리가 담겨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런데 이 그림이 물의를 자아내기 시작한 원인은 역시 그 얼굴, 특히 눈썹과 눈이었다. 옷을 입은 마하는 고야가 젊은 시절 태피스트리 밑그림에 그려넣은 미화된 알바 공작부인과 비슷하다. 그 중에서도 특히 ‘까막잡기’나 ‘그네타기’에 그려진 부인과 아주 비슷하다
어쨌든 이 두 사람-실제로는 한 사람이지만-의 초상화 제목은 ‘옷을 입은 마하’, ‘벌거벗은 마하’로만 되어 있고, 모델 이름이 없다. 이 작품은 여성이 더 이상 찬양과 동경의 대상인 여신도 아니고 성처녀도 아닌, 있는 그대로의 여자로서, 성을 갖춘 온전한 여체가 송두리째 드러난 발가벗은 여자로서 묘사되고, 성이 육체의 표정으로 묘사된 회화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었다. 여기에는 훗날의 누드화에서 볼 수 있는 여성의 특성,예를 들면 로트렉의 누드화에서 볼 수 있는 육체의 생활이나 역사를 연상시키는 것도 없고, 화가의 독자적인 관념 표현의 도구가 되어 있지도 않다.
죽을 때까지 입을 열지 않은 고야의 침묵은 모델을 둘러싼 갖가지 추측을 불러일으켰다. 고야의 사후, 유명세가 높아질수록 요염하고 관능적인 모델의 정체를 캐려는 열기는 더욱 뜨거워졌다. 계속되는 추문에 시달리던 알바 가문은 마침내 1945년 선조 할머니인 알바 공작부인의 관을 열고 시체를 공개하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시체 발굴에 참여한 저명한 법의학자들도 그림 속의 모델과 공작부인과의 관계는 끝내 밝히지 못했다. 이로써 마하의 모델에 얽힌 얘기는 영원한 비밀로 남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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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Duchess of Alba, 1797
1797년에 그려진 검은 옷차림의 알바 공작부인 초상화는 고야의 대표작 가운데 하나다. 이 작품은 마리아 루이사 왕비 따위는 안중에도 없는 위풍당당한 귀부인의 모습이다. 부인이 검은 옷차림에 머리에 검은색의 �은 비단으로 만든 만티야를 쓰고, 그 아래의 검은 머리에는 흰색과 금색의 나비매듭 장식을 달고 있다. 허리는 금색 장식띠가 달린 빨간 끈으로 졸라매고, 호박단이나 마디가 많은 명주로 지은 검은 치마에는 격자로 짠 검은 꽃장식이 달려 있다. 이 치마는 ‘바스키냐’라고 부르는 외출용 치마인데, 왕비를 비롯한 마드리드의 귀부인들은 외출할 때는 반드시 바스키냐를 입고 만티야를 머리에 썼다.
두 개의 반지를 낀 오른손의 검지손가락이 가리키고 있는 안달루시아의 붉은 모래땅을 보면 거기에는 마치 공작부인이 직접 손가락으로 쓴 것처럼 거꾸로 그려진 ‘goya'라는 글씨가보인다. 그 손가락에는 반지가 두 개 끼워져 있는데, 거기에는 보란 듯이 'alba goya'라는 글씨가 상감되어 있다. 이 그림은 알바 공작부인의 주문으로 그려졌겠지만, 알바 가문에 소장된 적은 없다. 고야 생전에는 마드리드의 자기 집에 간직해두었고, 고야가 죽은 뒤에는 아들인 하비에르가 소중이 간직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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