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글/시

견디다/천 양희

조용한ㅁ 2008. 12. 2. 20:33

 

 

견디다 / 천 양희


울대가 없어 울지 못하는 황새와

눈이 늘 젖어 있어 따로 울지 않는 낙타와

일생에 단 한 번 울다 죽는 가시나무새와

백년에 단 한 번 피우는 용설란과

한 꽃대에 삼천 송이 꽃을 피우다

하루 만에 죽는 호텔펠리니아 꽃과

물 속에서 천 일을 견디다 스물다섯 번 허물 벗고

성충이 된 뒤 하루 만에 죽는 하루살이와

울지 않는 흰띠거품벌레에게

나는 말하네


견디는 자만이 살 수 있다

그러나 누가 그토록 견디는가

 

 

 

 

 
 
 
 
 
Osennyaya pesnya (가을의 노래) - Anna German

'아름다운글 > ' 카테고리의 다른 글

12월, 한해의 끝에서 / 안희선   (0) 2008.12.04
내가 첫눈을 기다리는 이유는... 김 경빈  (0) 2008.12.03
달빛인사/이 해인  (0) 2008.12.02
11월의 기도 / 이임영  (0) 2008.12.02
사랑  (0) 2008.11.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