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글/시조

낙 화/조 지훈

조용한ㅁ 2009. 6. 5. 10:04

 

 

         낙     화

                 -   조 지 훈   -

 

꽃이 지기로서니

바람을 탓하라.

 

주렴 밖에 성긴 별이

하나 둘 스러지고

 

귀촉도 울음 뒤에

머어 산이 들어서다.

 

촛불을 꺼야 하리

꽃이 지는데

 

꽃지는 그림자

뜰에 어리어

 

하이얀 미닫이가

우련 붉어라.

 

묻혀서 사는 이의

고운 마음을

 

아는 이 있을까

저허 하노니

 

꽃이 지는 아침은

울고 싶어라.

 

<수류화개실 일송정에서 일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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