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언가 잃어 간다는 것은
하나씩 성숙해 간다는 것이다
지금은 더 이상 잃을 것이 없는 때,
돌아보면 문득
나 홀로 남아 있다
그리움에 목마르던 봄날 저녁
분분히 지던 꽃잎은 얼마나 슬펐던가
욕정으로 타오르던 여름 한 낮
화상 입은 잎새들은 또 얼마나 아팠던가
그러나 지금은 더 이상 잃을 것이 없는 때,
이 지상에는
외로운 목숨 하나 걸려 있을 뿐이다
落果여
네 마지막의 투신을 슬퍼하지 말라
마지막의 이별이란 이미 이별이 아닌 것
빛과 향이 어울린 또 한번의 만남인 것을
우리는
하나의 아름다운 이별을 갖기 위해서
오늘도
잃어 가는 연습을 해야 한다
흐르는 곡/ October - Michael Hoppe
'아름다운글 > 수필.기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상사화 (0) | 2009.10.12 |
---|---|
법정스님의 가을 이야기 (0) | 2009.10.09 |
마음을 열고 끝없이 자신을 낮추십시요 (0) | 2009.09.25 |
어느 날 문득 - 정 용 철 (0) | 2009.09.13 |
엄마생각 (0) | 2009.09.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