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으로 보는 나폴레옹 1세의 대관식
프랑스여행에서 반드시 관람할 곳이 있다면 파리시내 중심가에 위치한 루브르박물관이다. 이곳에는 고대의 유적에서나 볼 수있을 만한 조각품과 각종 미술품이 전시되어있다. 그중에서도 박물관의 회화관에는 벽에 걸린 수많은 회화작품이 시선을 붙잡는데, 특히 1804년 12월 2일 노틀담대성당에서 있었던 나폴레옹 1세의 대관식 그림이 걸작으로 걸음을 멈추게 한다.
수많은 관람객 사이로 카메라를 들이대고 나폴레옹 1세의 대관식 장면을 찍었던 사진을 루브르박물관 해설서를 참고하여 정리해본다. 참고로 나폴레옹의 대관식 그림은 파리외곽에 위치한 베르사이유궁전에도 소장되어 진위 논란이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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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폴레옹 Bonaparte Crossing the St. Bernard Pass (1800)
다음 그림이 프랑스 제국 제1화가로 추앙받는 자크 루이 다비드가 만3년에 걸쳐 그린 나폴레옹 1세 황제(당시 35세)와 황후인 조세핀(당시 41세)의 대관식 그림이다. 실내 여건과 수많은 관광객들 관계로 사진이 선명하게 처리되지 못해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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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폴레옹 1세와 왕비 조세핀의 대관식
Consecration of the Emperor Napoleon I and Coronation of the Empress Josephine (1808)
1804년 나폴레옹으로부터 "제국 제일 화가"로 임명된 자크 루이 다비드는 황제의 대관식을 그리게된다. 황제로부터 "제국 제일 화가"라는 호칭을 받은 다비드는 당대 최고의 화가로 인정받았지만, 황제와 국가로부터 명령을 받는다는 점에서 다비드 자신의 예술 세계를 자유롭게 구사할 수 없었을 것이다.
나폴레옹은 대관식 그림을 통하여 자신의 야망을 표현하고자 했던만큼, 대관식 그림 중 세밀한 장면들은 다비드가 나폴레옹의 동의를 받아 그렸을 것으로 판단된다.
대관식 이전에 나폴레옹은 왕이나 황제의 아들도 아닌 조국을 위해 싸우고 혼란스러웠던 프랑스의 재건을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한 시민의 한사람으로써 수많은 승전에 대한 프랑스 국민의 보답으로 황제의 직위를 얻었다.
시대적으로 나폴레옹은 불운의 왕인 루이 16세를 계승하였으나, 대관식날이 천년전 샤를르마뉴 대제의 대관식 날짜와 같아서 정치적으로는 자신이 샤를르마뉴 대제의 계승자임을 선언한다.
나폴레옹은 노트담대성당의 대관식보다 6~7개월 빠른 1804년 5월 18일에 황제에 올라 제정시대를 선포하였으나, 세계적 이목과 아이가 둘이나 있는 이혼녀로서 6년 연상인 조세핀과의 혼인으로 조세핀을 위로하고 황권을 공고히 하고자하는 의도가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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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폴레옹이 왕비인 조세핀에게 왕관을 씌워 주는 모습
2층 단상 중앙에는 나폴레옹의 어머니가 대관식을 바라보고 있고(실제는 불참함), 3층 단상의 둘째줄 왼쪽에서 두번째(모자쓴 여성 뒤) 사람이 이그림을 그린 화가 다비드가 그림을 그리는 모습으로 앉아있다.
이혼녀이자 나폴레옹보다 연상인 조세핀을 부정하는 나폴레옹의 어머니(레티지아)는 나폴레옹의 영광과 몰락을 다 보고 사망한다.
나폴레옹이 조세핀에게 왕관을 씌워주는 모습을 바라보는 나폴레옹의 남녀 동생들과 조세핀의 전남편 딸과 아들(붉은 색 옷을 입은 아이)이 조세핀의 좌측에 서있다.
나폴레옹 1세의 대관식 그림은 세로 621cm, 가로 979cm로 무척 큰데, 이는 그림 속의 중요 인물들을 부각시키기 위한 정치적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한다. 나폴레옹과 그의 어머니를 비롯한 형제자매와 왕비인 조세핀과 그녀의 자식들 그리고 프랑스 고관대작과 장군들과 대관식에 참석한 교황 PIVS(비오) Ⅶ세를 그렸다.
대관식의 연출자이자 주인공인 나폴레옹은 수많은 고관대작과 교황등의 참석자들 속에 자신을 그리게 함으로써 자신의 위상을 높이고한 의도를 엿볼 수 있다.
작은 그림으로 그렸다면 많은 주요 인물들과 그들의 의상을 상세하게 그려낼 수는 없었을 것이다.
대관식 그림속에 있는 인물들을 살펴보면 나폴레옹의 오른쪽에는 대관식을 주관하는 노틀담대성당의 사제들과 의자에 앉아 있는 교황 PIVS(비오) Ⅶ세, 그리고 프랑스 제국의 고관 대작들과 제국 군대의 대원수들이 대관식에 참석한 것으로 그렸다. 그러나 귀족들 대부분은 부르봉왕가 계통이 아닌 나폴레옹의 등극을 반대했기 때문에 많이 참석하지 않았지만, 나폴레옹은 그의 어머니처럼 다비드에게 그려 넣도록 명령하였다.
이것은 나폴레옹이 황제로 즉위식에 국민적 합의를 대표로 하는 고관대작과 역대 황제의 대관식에서 왕관을 씌워주던 교황의 참석을 부각시킴으로써 나폴레옹의 대관식이 합법적으로 추진되고 있음을 드러낸다.
또한 2층 중앙에 불참한 나폴레옹의 어머니를 그려넣고, 나폴레옹의 앞쪽으로 조세핀과 나폴레옹의 형제자매와 조세핀의 자식(전남편 자식)들을 그려넣게 함으로써 황실 가족을 돋보이게함으로써 황실의 위엄을 과시하고자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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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폴레옹의 여동생들과 조세핀의 딸(좌측)과 아들(어린이), 주변에 고관대작들이 서있다.
나폴레옹의 여동생중 오른쪽에서 세번째가 폴린인데, 이 그림을 그린 화가 다비드가 무척 사랑했던 여인이어서 원래 회색옷으로 그려야하는데 그녀에게만 핑크색 옷을 걸쳐 입고 있는 모습으로 그렸다. 그러나 나폴레옹의 반대로 그들의 사랑은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한다.
여자들의 왼쪽이 조세핀의 딸로서 훗날 나폴레옹의 동생과 결혼하여 아들을 낳는다. 그 아이가 나폴레옹 3세이며 나폴레옹 사후 프랑스 재건을 열망하는 국민들의 지지로 1848년 대통령에 당선되어 황제에 올랐다가 프로이센과 전쟁인 보불전쟁에서 빌헬름1세에 항복하고 패위되어 망명지 영국에서 사망함으로써 나폴레옹가문은 몰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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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폴레옹으로부터 황후의 관을 받기 위해 포즈를 취하는 41세의 조세핀
나폴레옹이 프랑스와 프랑스 군대보다도 더 사랑했던 여인 조세핀이 나폴레옹으로부터 황후의 관을 받기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조세핀은 1804년 12월 2일 대관식 당시 41세로 나폴레옹보다 6세 연상에 아이가 둘이나 딸린 이혼녀로서 가장 화려한 의상에 교황과 프랑스와 유럽의 고관대작이 지켜보는 앞에서 화려한 결혼식을 올렸으나, 1810년 나폴레옹과 이혼한다.
조세핀 옆으로 나폴레옹의 남자 형제들이 당당한 자세로 서있다.
나폴레옹이 조세핀에게 보낸 편지 (1796년 7월 17일 오후 2시 경)
너의 편지 잘 받았다, 내 사랑스런 친구.
그 편지가 내 가슴을 온통 기쁨으로 채웠단다.
힘들게 소식을 전해줘서 고맙구나. 너의 건강은 이제 괜찮겠지, 다 나았으리라 믿는다.
승마를 꼭 하도록 해, 절대로 기분이 나아질 테니.
네 월경이 돌아 오도록 하기만 하면, 그 외에 다른 치료는 필요 없을 것이야.
네 고통이 거기서 오는 것이니, 아픔의 원인을 알고 있을 때에는 거기서 치료도 이끌어 낼 수 있지.
너를 떠난 후로 난 언제나 슬펐다.
내 행복은 네 곁에 있는 것이야.
그 많은 밤들, 내 귀여운 친구, 너의 두 팔 안에서 지낸 그 밤들!
우리가 새긴 모든 추억들과 너의 키스, 너의 눈물, 네 귀여운 질투, 그리고..
내 가슴과 내 욕망에 계속해서 뜨겁게 타는 불길을 지피던 불가사의한 조세핀 당신의 매력을 끊임 없이 기억 속에서 떠올린다.
때가 오면, 모든 걱정거리와 일거리에서 자유로울 때면,
네 곁에서 나의 모든 순간을 보낼 수 있을까?
너를 사랑하는 일만이 남아 그 사랑을 네게 이야기하며 또 네게 증명해 보일,
그 행복만을 생각할 수 있을까 ?
네 말은 되돌려 보낼 테지만, 곧 만나게 되길 바란다.
며칠 전 너를 사랑한다고 믿고 있었어도,
너를 보기만 하면 또 다시 너를 천배는 더 사랑한다고 느낀다.
너를 만난 이후로 매일 같이 더더욱 너를 사모하게 되니,
사랑은 한 순간에 생겨나는 거라던 라브뤼에르의 막심은 틀린 거야.
번역문 출처 : http://purasaudade.tistory.com
이집트의 여왕 크레오파트라가 그의 두번째 애인인 안토니우스에게 장미꽃을 바친것 처럼 나폴레옹에게서 장미꽃을 받은 아름다운 조세핀이 이번에는 장미꽃보다 더 화려한 왕관을 받고자 무릎을 꿇은 모습을 화가 다비드는 매우 아름답고 단아하게 표현하였다.
대관식이 거행된 노틀담 대성당은 과거에는 주요인사의 처형장소였는데, 나폴레옹은 이곳을 대관식장소로 선택하였다. 십자가를 주교가 나폴레옹을 노려보듯 바라보고있다. 이 주교는 훗날 나폴레옹에 의해 처형되었다고 한다.
사랑하는 왕비 조세핀에게 왕관을 씌워주는 모습을 지켜보는 교황 PIVS(비오) Ⅶ세가 손가락으로 십자가를 표시하고있다. 교황은 역대 황제의 대관식에서 왕관을 황제에게 씌워주었으나, 나폴레옹은 교황으로부터 왕관을 받아 자신이 직접 썼다.
왕관도 프랑스 왕들이 사용했던 왕관의 형태가 아닌 로마황제의 월계관과 유사한 왕관을 쓰고, 황제의 옷도 프랑스 왕들의 전통적인 청색과 황금색의 대관식 외투를 선택하지 않고, 로마황제나 원로원 의원이 사용하던 토가(Toga)와 유사한 의상을 선택하였다.
대관식에 참석한 고관대작과 대원수 등 장군들의 복장도 루이 시대의 복장과는 다르게 함으로써 루이 시대(앙시앙 레짐)의 그림자를 지우고 새로운 황제의 시대가 시작되었음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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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폴레옹의 어머니와 그의 형제들
2층 중앙에 앉아서 대관식과 혼인성사식을 지켜보는 나폴레옹의 어머니 레티지아는 조세핀을 못마땅히 여겨서 대관식에 불참했지만 그려넣었다.
나폴레옹 1세의 대관식 사진은 달빛향기가 2008년 6월초에 루브르박물관에서 직접 촬영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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