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악산이 보이는 풍경/6호P/1985/소순희작/Oil on Canvas>
마포구 신공덕동 언덕 효창공원과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이마를 마주 댄 집들은 전형적인 달동네를
이루고 있었다.그해 봄 결혼을 하고 그곳 자그마한 2층집에 살았다. 신혼이라 살림도 거의 없었고
조율되지 않는 삶이라 다툼이 잦았던 아픈 추억이 많은 곳이다. 이 그림을 그리던 그날도 다툼끝에
화구를 챙겨들고 옥상으로 올라가 멀리 관악산이 불꽃처럼 바라보이는 풍경을 그 자리에서 완성했다.
그림 왼쪽 하단의 숲이 공원의 나무이다. 효창공원 내에는 김구선생의 묘소가 있고 원효대사의 동상도 있다.
숙명여대와 효창구장과 어깨를 겯는 그 동네에서 훨훨 바람처럼 살았다. 그리고 수년전 나는 공원의
겨울 풍경 한 점을 더 그렸다. 엊그제 같은데 돌아보니 아득한 세월이다.
그해 겨울엔 눈이 많이 내렸고 효창공원 나무 위에 눈이 쌓이는 날엔 밤내 사그락사그락 눈 내리는
소리까지 들리곤했다. 어둠이 내리는 저녁이 오면 전조등을 켠 예쁜 버스가 종점으로 돌아와 귀가하는
가장들을 쏟아내곤 효창공원의 담벽을 끼고 돌아갔다.
지금은 거대한 아파트 숲이 되어버린 신공덕동! 골목 마다 추억이 어린 곳 그 인정어린 시절이 다시는
오지 않을 것 같다.
출처 : 시와 그림과 그리고 이야기
글쓴이 : 소순희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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