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석같은 드라이브코스 베스트 5
[매일경제] 2010년 09월 29일(수) 오후 04:07
만산홍엽(滿山紅葉). 글자 그대로 횃불처럼 온 산이 붉어지는 10월, 드라이브 즐기기에 딱 좋은 때다. 이럴 때 '방콕(방에 콕 틀어박히기)'은 너무나 억울하다. 가을철에 더욱 빛을 바라는 보석 같은 드라이브 코스. 이 시기 지나면 또 1년을 기다려야 한다. 서둘러 떠나자. 안전벨트 잊지 마시라.
◆ 필수코스 '595 국도'
=이 코스 모르면 차를 버리시라. 자동차 마니아들 사이엔 '은하철도 999'보다 유명한 게 595 국도다. 이곳을 거치지 않은 사람이 없을 정도. 충북 단양군 영춘면에서 강원 영월군 영월읍을 잇는다. 가 보면 입이 쩍 벌어진다. 단양 고수대교에서 영월까지 남한강 상류로 이어지며 한쪽엔 산, 한쪽엔 강이 만들어내는 '오색' 화음이 절묘한 풍광을 만들어낸다. 강원 영월에서 충북 단양까진 45㎞ 남짓. 물리적으론 한 시간에 끊을 수 있는 이 길, 그게 힘들다. 실제로 드라이브를 가면 강변 기암괴석과 남한강에 물감처럼 풀린 단풍산을 보느라 수십 번 브레이크를 밟게 된다. 주변 관광지도 매력 포인트. 단양에는 온달동굴, 온달산성, 고수동굴, 남천계곡 등 관광지가 즐비하고 영월엔 고씨동굴, 장릉, 청령포, 동강 등 명소가 있다.
◆ 은밀한 유혹 청남대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청남대. 이곳에도 드라이브 명소가 있다. 경찰초소가 있던 13문에서 22문 사이에 조성된 2.3㎞ 튤립나무 가로수 길이 '별 다섯 개' 코스. 백합나무 400여 그루가 늘어선 가로수 길엔 봄에는 백합 모양 녹황색 꽃이, 가을에는 고운 단풍, 겨울에는 넓은 꽃받침에 눈꽃이 피어 환상적이다. 수상 이력도 화려하다. 2004년 산림청 주최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에서 장려상을 받았고, 2005년 건설교통부 주최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에 선정된 바 있다. 청남대는 물론 상수허브랜드나 미동산 수목원, 문의문화재단지 등을 둘러볼 만하다.
◆ 물안개 피는 춘천 의암호
=단어 하나로 이렇게 가슴이 뛸 수 있을까. 수많은 커플을 만들어 낸 바로 그 춘천 의암호가 빠질 수 없다. 이곳 하이라이트는 새벽 물안개. 특히 춘천 의암댐에서 춘천댐에 이르는 의암호 서쪽 길 18.9㎞ 구간이 드라이브 포인트다. 라텍스 쿠션 같은 잔잔한 물결 너머 봉의산과 삼악산 절경을 여유 있게 바라보는 순간, 연인은 바로 무장해제다. 현암교를 건너면 고려 개국공신 신숭겸 묘역에 이르게 된다. 예서부터가 카페촌이다. 강촌, 의암호, 남이섬, 공지천 유원지 등 가볼 만한 곳도 많다.
◆ 눈이 시리도록 아름다운 '메타세쿼이아' 길
=끝없이 늘어선 단풍 근위병들이 그대를 위해 일제히 사열하는 상상을 해보셨다면 두말 할 필요 없이 '메타세쿼이아'로 핸들을 꺾자. 일단 호남고속국도를 타고 가다 백양사IC에서 빠져나온다. 1번 국도를 타고 9㎞ 남짓 달리면 백양사 입구. 여기서 담양 방면의 15번 도로를 타고 15㎞ 남짓 달리다 보면 담양 읍내에 이른다. 메타세콰이어 드라이브길은 담양에서 순창에 이르는 약 17㎞ 구간이다. 왜 산림청과 생명의 숲가꾸기 국민운동본부가 '가장 아름다운 거리 숲'으로 선정했는지, 왜 '꿈의 드라이브 코스'라 부르는지 직접 가 보시면 안다.
◆ 하늘과 맞닿은 만항재
=내친김에 강원도도 찍고 오자. 남한 땅에서 여섯 번째로 높은 함백산 지맥이 태백산으로 이어지는 자락을 타고 넘는 고개, 그게 만항재다. 정상은 해발 1330m. 포장도로가 놓인 고개 가운데 가장 고도가 높다. 늘 자욱한 운무에 휩싸이니 몽환적이다. 정상에는 우람하게 솟은 낙엽송들이 가을 노란 옷으로 갈아입는다. 만추의 멋이 가득한 환상적인 고갯길이다. 두말 필요 없다. 가 보시라.
[신익수 레저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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