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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그림들/한국의화가 작품

김환기

전시장을 찾은 일반 관람객 1000명으로부터 314표를 얻은 김환기의 ‘우주’(1971). [갤러리현대]

1971년 수화(樹話) 김환기(1913∼74)는 뉴욕에서 가로·세로 254㎝의 대형 정사각 캔버스에 파란 점을 찍고 또 찍었다. 점은 면포에 번지며 수묵화같은 느낌을 냈다. 점 찍히지 않은 부분은 흰색으로 남아 선을 만들었다. 점은 저 우주에 총총히 박힌 별이요, 점과 점 사이의 여백이 만든 동심원은 공전하는 행성 같았다. 관객을 무한공간으로 빨아들일 듯 압도하는 이 작품의 제목은 ‘우주05-Ⅳ-71’. 현재 서울 사간동 갤러리현대에서 여는 ‘한국미술의 거장-김환기’전에서 볼 수 있다.

 

▲ 김환기 화백의 '우주 05-IV-71 #200'(사진=뉴시스)     © 독서신문


 이 화랑이 전시장에 온 일반 관람객 1000명을 대상으로 가장 선호하는 대표작을 묻자 ‘우주’를 1위로 꼽았다. ‘무제12-Ⅴ-70#172’ (1970) ‘사슴’(1958)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1970) ‘피난열차’(1951)가 뒤를 이었다. 백자·동물이 나오는 초기작보다 말년의 대형 점화(點畵)에 대한 선호도가 높았다. 전문가 100인을 대상으로 한 똑같은 설문에선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 ‘우주’가 1·2위로 꼽혔다.

 내년 김환기 탄생 100주년을 앞두고 열린 이 대규모 회고전을 하루 평균 630명이 찾고 있다. 개관 19일째인 27일까지 1만 2000여 명이 다녀갔다. 전시는 2월 26일까지. 성인 5000원. 02-2287-3500.


[앵커]
그림과 그리움. 이 두 단어는 동일한 어원 '그리다'에서 파생됐습니다. 그래서인지 그림 속에 그리움이 묻어나는 경우가 많은데요. 대표적인 그리움의 화가, 김환기를 만나보시죠.
[리포트]
푸른 점. 무수한 점들을 찍고 찍어 거대한 면을 이룹니다.  우리가 만나고 헤어지는 수많은 인연들을 생각하며 하나 하나, 점으로 새긴 작품.

외로웠던 유학 시절, 김환기 화백이 김광섭의 시 <저녁에> 말미인 ‘어디서 무엇이 되어 만나랴’에서 영감을 얻어, 한 사람 한 사람에 대한 그리움을 점으로 표현한 것입니다.

[인터뷰] 박지혜 / 전시 기획자
“친구의 편지 뻐꾸기가 울어댄다. 뻐꾸기 노래를 생각하며 종일 푸른 점을 찍었다 라고 일기에 남아 있다.”

사무치는 그리움을 그림에 투영한 또 하나의 천재적 화가 이중섭. 가족을 보고 싶어하는 그의 마음은 김춘수의 시에서 여실히 드러납니다.

그의 화폭과 엽서에는 생활고로 헤어진 아내와 두 아들에 대한 그리움이 묻어나는데, 오히려 행복하고 따뜻하게 표현돼 그 절절함이 역설적으로 전해집니다.

고국과 가족을 그리워했던 두 화가.  김환기 화가의 파리 시절 작품들은 푸른빛으로 일관됩니다. 우리 동해바다와 하늘의 푸른 색채를 붓으로 그려 고국에 대한 향수를 드러냈습니다.

그리워서 그리고, 그리기 때문에 그리웠던 거장들. 그들의 그림 속에 진한 그리움이 남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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