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아름다운글/시

나무 김용택

 

나무

        김용택

 

 

 

강가에 키 큰 미루나무 한 그루 서 있었지

봄이었어

나, 그 나무에 기대앉아 강물을 바라보고 있었지

 

 

강가에 키 큰 미루나무 한 그루 서 있었지

여름이었어

나, 그 나무 아래 누워 강물 소리를 멀리 들었지

 

 

강가에 키 큰 미루나무 한 그루 서 있었지

가을이었어

나, 그 나무에 기대서서 멀리 흐르는 강물을 바라보고 있었지

 

 

강가에 키 큰 미루나무 한 그루 서 있었지

강물에 눈이 오고 있었어

강물은 깊어졌어

한없이 깊어졌어

 

 

강가에 키 큰 미루나무 한 그루 서 있었지 다시 봄이었어

나, 그 나무에 기대앉아 있었지

 

 

그냥,

있었어

 

 

 

'아름다운글 > '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매화 앞에서..... 이해인  (0) 2013.03.07
得音亭 정호승  (0) 2013.03.05
간이 역에서/李 相 이상례  (0) 2013.03.05
「풍경」김제현  (0) 2013.03.05
세한도 / 유자효  (0) 2013.03.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