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퐁피두센터 특별전

조용한ㅁ 2014. 2. 20. 09:27

                                                                      호앙 미로의 [어둠 속의 사람과 새]

 

이번 전시작품 중에서 가장 규모가 큰 작품이다. 아니 퐁피두센터에서 송장하고 있는 작품중 가장 큰 작품이기도 하다. 약 6미터가 넘는 이 작품이 전시장 한쪽 벽면에 거대하게 걸려 있다. 정말 보기만 해도 엄청난 중압감을 주는 작품이다. 흡사 무섭게 느껴지기도 하다. 신화에서 나오는 거대한 거인들이 나타나 인간들을 잡아먹는 괴물을 연상시킨다. 영화 오멘에 나타나는 무서운 새들의 모습이 연상되기도 하다. 이 작품에서 미로의 엄청난 에너지를 느낄 수 있을 거라 생각된다.

 

             

                                                                            마르크 샤갈의 [무지개]

 

마르크 샤갈의 작품은 예전 선화랑에서 샤갈전 기획했을 때 진품을 접할 기획가 많았던 작가 중 하나이다. 정말 색채의 마술사란 명칭에 걸맞게 칼라를 정말 잘 사용하는 작가중 하나이다. 이 작품은 샤갈의 대표작으로 강렬한 붉은 단색의 배경을 가르는 무지개의 흰색 빛이 샤갈의 환상 속 풍경과 인물을 비추는 역할을 한다. 그 빛을 통해 당나귀를 타고 가는 남자의 모습과 천사의 모습이 드러난다. 이 그림은 샤갈이 죽는 순간까지도 개인적으로 소장하고 있었던 작품이다. 샤갈이 사망하고 1988년 미망인인 발렌티나 브로드스키가 이 작품을 퐁피두센터의 국립현대미술관에 기증하였다.

 

 

                                                                       이브 클랭의 [청색 시기의 인체 측정]

 

이 작품은 캔버스 위에 '인터내셔널 클라인 블루'라고 불리는 물감을 몸 위에 바르고 캔버스에 직접 찍어내는 기법을 통해 다양하게 제작된 [인체 측정]연작 중의 하나이다. 잭슨 폴록과 같은 액션 페인팅의 일종으로 모델이 몸에 물감을 다르고 붓대신 인체를 사용해서 그림을 그린 작품이다.

                       

                                                                      이브 클랭의 인체 측정의 제작 과정

 

관객들은 이 퍼포먼스를 통해 순수한 색이 사람의 육체에서 화폭으로 화폭에서 감상자의 시선으로 옮겨가는 과정을 지켜보게 된다. 또한 그 색을 바라보는 관객은 심리적 변화까지도 체험하게 되는데 다시 말하면 화가의 행위를 통하여 순수한 하나의 색이 시각적으로 새로운 의미를 갖게 되는 것이다.

 

 

                                                         페르낭 레제의 [여가-루이 다비드에게 보내는 경의]

 

레제의 작품 중 가장 많이 알려진 이 작품은 전달하려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그는 당시 좌파 지지자들에 의해 주장된 노동자들을 위한 '유급 휴가'와 관련하여 가족 단위의 자전거 여행이나 피크닉 등으로 대표되는 여가의 즐거움을 찬양하고 있는 것이다. 작품 속에는 레제가 미국에 머물 당시 보았던 화려한 색의 운동복을 입은 사이클 선수들에 대한 추억이 담겨 있다. 레제는 자크 루이 다비드의 작품을 다음과 같이 동경했다. "나는 신고전주의 미술이 대가인 루이 다비드를 좋아한다. 다비드는 인상주의 화가들과는 다르게 간결함을 표현할 줄 알았기 때문이다. 나는 다비드와 앵그르 작품에서 나타나는 무미건조할 정도로 느껴지는 간결함이 마음에 든다." 이렇듯 작품 하단에 여인이 쥐고 있는 종이 위에 루이 다비드에게 보내는 경의 란 문구를 볼 수가 있다. 또한 종이를 쥔 여인의 축 늘어진 손의 모습은 루이 다비드의 대표작인 [마라의 죽음]의 손 동작과 유사하다. 

 

                                          

                                                                   자크 루이 다비드의 [마라의 죽음]

 

 

                                                                            페르낭 레제의 [시골의 야유회]

 

레제의 또 하나의 대표작이다. 엄격한 구성과 단순화된 볼륨감으로 표현된 군더더기 전혀 없이 단순화된 풍경 아래에 무표정한 인물들이 배치되어 있다. 레제의 작품들은 보통 사회적 주제를 담고 있는데 1945년 공산당에 가입한 레제는 직접적인 표현을 통해 자신의 이러한 이념적 소신을 표현하였다. 이 작품은 유급 휴가 기간 동안 노동자 계급이 즐기는 딱딱한 여가를 강조하였다.

 

 

여기서 부터는 '풀밭 위의 점심식사'란 주제의 작품들이 선보인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마네'의 '풀밭 위의 점심식사'는 현대적인 유행과 도시적 쾌락주의를 목가적으로 조화시킨 작품이다.  

 

 

                                                                      마시모 비탈리의 [피크닉 거리]

 

2000년 7월 14일 2백만 명 이상의 사람들이 <놀라운 피크닉>이라는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한자리에 모였다. 이 행사는 건축가인 폴 슈메토프가 제안한 것으로 파리의 뤽상부르 공원을 포함한 가로수 숲을 따라 자오선 위로 북에서 남으로 약 979킬로미터에 이르는 인간의 띠를 이어가는 것이었다. 35명의 사진작가 및 예술가들 또한 이행사에 참여했는데 이 작품은 여기에 참여했던 마시모 비탈리가 뤽상부르 공원에서 여가를 즐기고 있는 사람들을 관찰하여 찍은 사진 작품이다.

 

 

                                      블라디미르 두보사르스키와 알렉산더 비노그라도프의 [풀밭 위의 점심식사]

 

레시아 출신의 블라디미르 두보사르스키와 알렉산더 비노그라도프의 공동 작품이다. 이들은 사회주의적 사실주의 전통을 바탕으로 독창적이고 잘 다듬어진 작품을 완성했고 현대 러시아 사회의 통속적인 면을 부각시키면서 상투적이거나 평벙해 보이는 소재들을 뛰어난 테크닉으로 묘사해 냈다. 이 두 작가는 외국에서 전시를 열 때면 전시가 열리는 국가의 특징이나 전통을 재해석한 작품들을 특별히 제작하기도 했다. 이 작품은 파리 시립미술관에서 열린 전시를 위해서 제작된 것인데 인상주의 거장들을 주인공으로 등장시켜 재미나게 표현한 작품이다. 작품 속의 인상주의 화가들은 해수욕장을 배경으로 마치 바캉스 광고에 등장하는 사람들처럼 벌거벗은 채 둘러 앉아있다. 일상에서는 절대로 볼 수 없을 듯한 볼손한 광경이 두 화가들의 표현으로 극단적이고 적나라하게 표현되고 있다.

 

 

                                                             

                                                                      이 작품에 등장하는 인상주의 대가들

 

이상이 이번 퐁피두센터 특별전시에서 볼 수 있는 주요 작품을 살펴보았습니다. 전시 관람엔 각자의 취향이 각각 다르겠지만 제 개인적인 기호에 부합되는 작품들로 전시를 간략하게나마 소개했습니다. 총 79점의 작품이 전시되고 있으니 더욱 더 다양한 작품을 감상하기 위해선 전시장을 찾아가야 되겠죠. 꼭~ 전시 홍보하는 느낌이네요. 하지만 적어도 이 작품들은 프랑스를 가지 않고서는 볼 수 없는 작품들인 만큼 이번 기회를 놓치지 말고 관람해 보세요.

 

 

 

천천히 전시를 감상하면 적어도 1시간 이상 걸립니다. 전시장 실내가 사람들로 인해 조금 덥게 느껴지고 답답할 수 있으니 전시관람 후 3층에 위치한 카페테리아에서 잠시 차한잔 마시면서 휴식을 취하는 것도 나름 괜찮을 겁니다.

 

 

 

3층 카페테리아 보자르

창 넘어로 덕수궁이 보이는데 풍경이 아주 좋습니다.

 

 

 

이번 퐁피두센터 특별전은 그동안 방학을 계획한 입장료 수입만 생각한 기획사의 전시들과는 조금 다른 작품을 보여주는거 같습니다.  유명작가의 대표적인 좋은 작품들도 많이 들어왔고 기존의 소품 위주의 전시에서 벗어나 3층에 설치된 대형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어서 더욱 좋았던 것 같네요. 다만 한정된 전시공간에 디스플레이를 해야 하는 관계상 작품들이 너무 좁은 공간에 배치되어 있어 관람객이 많이 붐비는 시간에는 천천히 작품을 감상하기가 너무 어렵네요. 조금 더 관람자를 위한 전시 공간을 만들어 주었으면 더 좋았을 전시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