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글/수필.기타

잭슨 폴록의 추상 표현주의

조용한ㅁ 2014. 3. 27. 11:46

"그 사람들이 거친것에 대해 뭘 알겠습니까?

거친 건 나죠. 내 안에는 어떤 야만이 있습니다."

 

 이 말은 말론 브랜드가 오토바이 갱으로 나오는 영화 -거친 인생- 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누군가 물었을때, 폴록 Pollock,paul (1912~1956)이 한 말이다. 이처럼 폴록은 야만적인 기질이 넘치는 거친 사람이었다.

그의 작품에서 풍기는 강한 힘도 이러한 기질에서 나온 것이다.

폴록도 초기에는 미국의 화가인 앨버트 핑크 햄 라이더, 그리고 맥시코 화가였던 오로스코,리베라,시케이로스와 아메리카 원주민 예술의 영향을 받아 토템적이고 해독할 수 없는 원시문자와도 같은 그림을 그렸다. 

그 후 폴록은 초현실주의 회화의 영향을 받으면서 전통적인 회화의 주제였던 사물의 재현과 서사성을 제거하기 시작한다. 따라서 그의 그림은 점점 평면과 물질성으로 귀결된다.

 

 1946년 마침내 폴록은 회화에 있어 가장 기본적인 실재요소인 캔버스의 평면성과 물감의 물질성에 도달하는 방법을 드리핑기법으로 해결한다. 이젤 위에 세워져 있는 캔버스대신 배나 실내 장식에 사용하던 상업용 즈크(선원용 의복감에 사용하는 천의 일종)를 작업실 바닥에 펼쳐놓고, 붓으로 그리는 게 아니라 단단한 붓과 막대기, 삽등을 이용해서 액체성 에나멜이나 알루미늄 유화물감을 흘리거나 쏟아 부었다.이는 칸딘스키나 몬드리안과 달리 처음부터 일체의 환영을 배제하기 위해 시종일관 극히 우연적인 뿌리기로, 상하도 좌우도 없는 회화였다.

 

 

 

                                                                                             (그림1) 가을의 리듬 1950, 유화

 

 

 

이제 더 이상 캔버스는 화면이 아니라 행위하는 장이 된다.

이른바 '전면회화all-over'에 도달한 것이다.

즉 선과 색의 유동적fluid 이고 무질서chaotic  한 질료의 matter의  텍스처texture(재료 표면의 미세한 요철이나 조직의 상태로 부터 느껴지는 재료 표면의 느낌)만 드러낸, 즉 어떤 의도도 배제함으로써 마침내 회화의 '존재의 한 상태'에 도달한 것이다.

이처럼 전통적인 유럽미술의 표현방식을 일거에 단절하는 행위를 통해 폴록은 추상표현주의의 대명사인 '엑션페인팅'을 대표하는 작가가 된다.

그는 자신의 작업실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그림에 몰입해 있을때는 내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모릅니다.'무언가 해냈다는 느낌이 든  후에야 비로소 그때까지 작업한 것을 다시 생각해 볼 수 있어요. 우연한 효과때문에 이미지가 손상당하는 것을 두려워 하지는 않습니다. 어떤 그림이든 그 그림만의 생명이라는 것이 있으니까요. 나는 그 생명을 드러내기 위해 노력할 뿐입니다. 그림의 생명을 놓치게 되면 결과는 혼란스러울 것입니다. 하지만 그런 경우가 아니라면 주고 받음속에 조화가 생겨나고 꽤 훌륭한 작품이 탄생하는 것이죠.

 

폴록이 가장 정력적으로 작품을 제작한 때는 1950년으로, 그때 그의 작품들 특히 (그림1)'가을의 리듬'은 전시회때 대단한 화제가 된다. 그러나 이후 폴록은 심적갈등으로 인한 심한 우울증과 알코올 중독으로 무질서한 생활을 하다가 1956년 44세의 나이에 음주운전으로 인한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난다.

 

                                                                                                          도병훈의 '잭슨 폴록의 예술세계'중에서

 

잭슨 폴록의 추상 표현주의 

 

질 들뢰즈와 F. 카타리는 잭슨 폴록의 추상 표현 주의에 대해서 한 미술사가 설명한 정의를 인용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다 방향적이고, 안팎을 갖지 않고, 형식도 배경도 갖지 않고, 아무것도 한정하지 않고, 윤곽을 그리지 않는, 얼룩과 점들을 지나는 선이고, 매끄러운 공간을 채우는, 촉감에 근접하고 시각적 질료를 뒤썪은 선이며, 관찰자의 눈을 끌어당기지만 눈에 계속적으로 머물 어떤 장소도 제공하지 않는 그런 선이다." 

 

잭슨 폴록은 결국 수백년이나 지속되어 온 어떤 대상을 그리던 서양 회화의 전통을 폭력적일 정도로 거침없이 부정한 그림들로

일약 미술의 새장을 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