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글/시

모란에 들다 / 서안나

조용한ㅁ 2014. 5. 18. 16:03

 

꽃잎 밖으로 생각을 눕히는 모란 

꽃잎은 상처의 방향으로

색이 깊어진다

 

죄가 많아 몸속에 꽃을 감춘 , 나는

밤에도 핀다

금사와 은사를 당기면

구겨지는 자줏빛 마음

 

수틀 아래

손가락 끝

둥글게 솟아오른 핏방울

봄꽃에 눈먼 나비 한 쌍 날개 펼치면

비단 자락에 봄이 든다

 

비단 자락 끝에서

날개를 접는 사향제비나비

가죽신 신고

자경전 꽃담을 돌아가는

그대

 

나는 당신 쪽으로

사흘 밤낮

사나워지는 자줏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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