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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그림들/한국의화가 작품

전광영

 

 

 

 

151 x 151cm mixed media with korean mulberry paper 2007 
 

 

 

 

175 x 140cm mixed media with korean mulberry paper 2010 
 

 

 

 

148 X 209cm mixed media with korean mulberry paper 1995
 

 

 

 

 229 x 183cm mixed media with korean mulberry paper 2007

 

 

 

 

한국의 예술가 전광영 은 원시적인 풍경, 강박적인 집합, 조각으로 만든 서사를 떠올리게 하는 초현실적인 구성을 창조한다. 그의 대규모 작품은 초자연적인 고고학의 장소이다. 혹은 격변하는, 그리고 혼돈 속에서도 정돈되어 있는 거대한 평면 위에 예술가의 역사를 명확히 언급하는 기록일지도 모른다. 작품은 작가에게 뿐만 아니라 한반도 문화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한국 고전 문학이 인쇄된 전통 한지로 제작되었다. 철학적으로는 조화롭지만 물리적으로는 복잡한 전광영 의 집합 작품들은 활자로 이루어진 서류가 되었다. 게다가 그의 작품엔 함축을 넘어선 위트가 담겨 있다.

철저하게 뒤얽힌 작품 앞에 서 있는 관람자는 톱날 같은 작품 표면을 훑어보게 된다. 시선이 개념적인 풍경을 훑어 지나가면 수많은 한자들이 그 위에서 유희하며 텍스트와 공간은 서로 통합된다. 비밀스러운 메시지가 인쇄된 한지는 작은 삼각형 포장이 되고 꼬아져서 작품의 표면을 덮고 있다. 다닥다닥 붙은 수많은 형태들로 이루어진 균열들을 바라보노라면 강력한 지진 때문에 생긴 엄청난 지각 변동의 결과물처럼 보인다. 혹은 그 안에 무엇이 숨겨져 있는지 드러내길 거부하는 과거가 도사리고 있는 어두운 심연이나 동굴을 상상할 수도 있다. 물론 강박적인 반복이라는 점을 염두에 두고 미술사를 되짚어보면 일본의 쿠사마 야요이의 강박적인 집합, 즉 포장한 물체들을 거대한 규모로 쌓아올린 작품의 표면이 떠오른다. 그러나 전광영 의 작품은 자연을 묘사하거나 갈망하는 것처럼 보이는 가파른 낭떠러지 때문에 매우 독특한 창작물이 되었다.

전광영 의 작품에서 형태의 풍성한 구성과 수많은 단어들은 복잡하면서도 폭력적인 한국 역사의 상징이기도 하다. 전광영 은 1944년에 태어나 1950-53년의 한국 전쟁 기간에 유년기를 보냈다. 조용한 시골에서 보낸 유년기가 그의 작품 표면에서 보이는 자연의 모습에 영향을 준 건 확실하지만 전쟁 역시 그를 둘러싸고 있던 세계 중 일부였다. 나아가 작품의 분열된 표면은 전쟁에서 비롯되었을 것이다. 많은 한국의 도시와 마을들이 전쟁으로 파괴되었고 시골의 풍경 역시 폭탄과 총탄의 파괴력 때문에 모습을 바꾸었다. 작품의 봉우리와 계곡이 전쟁으로 파괴되어 까맣게 타버리고 폐허가 된 풍경을 재현한 것이라고 해도 과장은 아닐 것이다. 그리고 그는 나름의 시적인 방식으로 고국의 역사에서 폭력적인 시기를 고요하고 평화롭게 표현했다.

전광영의 작품은 미술관 벽에 걸려 있기 때문에 자연 그대로의 풍경처럼 수평이 아니라 수직으로 구성되어 있고 따라서 관람자는 작품과 얼굴을 맞대고 가까운 곳에서 상호작용하게 된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그의 마음의 풍경-그의 작품을 묘사하기에 가장 좋은 단어일 것이다-을 풍부한 윤곽으로 표현한 작품을 문자 그대로 세워 놓음으로 인해 수직 형태의 작품을 만들어서 지질학적 근원으로부터 떼어 놓았으며 관람자는 작품에 동등하게 다가가게 된다. 그의 작품에선 사람이 더 이상 자연의 승리자가 아니다. 그의 작품 앞에서 사람과 자연은 같은 곳에 발을 디디고 있다. 관람자는 자연에 마주 서야 하고 자연을 읽어야 하며 결국은 자연에 반응해야 한다. 작품 앞에 서면 관람자는 미지의 영토를 지도로 그리듯 집합체의 표면을 훑어봐야 한다.

전광영 의 작품과 그의 조국 한국을 대면하여 이론적, 역사적 기반을 이해해 나가다보면 전광영 개인뿐만 아니라 한 국가에 대한 전반적인 기질을 이해하게 된다. 한국 문학과 정치에 대해 알거나 한 어린이가 정관영 의 섬세한 한지 세계에 빠져드는 것을 이해하는 것뿐만 아니라 우리가 작품에 연관되어 있듯 우리 자신의 상상력을 한국의 여러 면에 침투시키는 것이다. 한국의 특수한 역사에도 불구하고 단어들과 물결치는 표면들로 인해 전광영 의 작품은 삶과 그에 수반되는 다양한 요소들로 이루어진 보편적인 상황에 말을 건다. 그를 위해 그리고 특히 우리를 위해 전광영 의 작품은 마음과 영혼, 역사와 인류 전체가 휴식을 취할 수 있으며 미학적으로도 즐거운 길을 제공한다. 전광영 은 지금 여기에 시간과 공간을 비트는 작품을 만들었고 그 결과, 궁극적인 아름다움이 아니라 얼어붙은 혼돈 속에서 고요하고 영원히 그의 삶을 통제할 수 있는 귀한 능력을 얻게 되었다.

전광영의 예술 세계 : 다리를 놓는 실험 -난조 후미오(모리 미술관 관장)

그의 작품은 종종 구미 현대예술의 역사 가운데 중요한 동향중의 하나였던 미니멀리즘이나 칼라필드추상주의와 비교해 볼 수 있다. 왜냐하면 회화상에 균질한 평면을 형성하여 그 평면이 네모난 액자의 틀을 뛰어넘어 동일하게 확산된다는 시사를 준다는 점에서 동일한 구조를 계승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 구조를 지님으로써 그의 회화는 보편적이고 또 누구에게나 공통의 문제를 제기하고 더 나아가 세계적으로 이해되는 국제양식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와 같은 모더니즘적 보편성은 지금은 문화다극주의적 사상에 의해 대체되었다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오늘날의 미술표현은 형태와 색채를 추상적으로 다룸으로써 생성되는 추상적인 양식론의 보편성을 내세우는 것이 아니라 그 작가가 태어나 자란 환경, 제작 장소의 고유한 문화와 사회의 특징에 의해 규정지어진 고유문화적인 표현이 그야말로 정당성을 주장하는 시대이다. 그 변화는 사상의 변화뿐 아니라 미적감성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 과거 20년간에 걸쳐 일어난 변화의 발자취를 더듬어 보면 전 광영 작품의 궤적은 대단히 흥미롭다고 할 수 있다.

왜냐하면 전광영 의 예술은 초기엔 모더니즘적인 감성에 의한 평면추상이란 구조에서 출발하면서도 한편으로 한국의 종이, 한자를 그 회화평면의 바탕으로 사용하는 방향으로 향했기 때문이다. 그 방향 속엔 위에서 언급한 대단히 새로운 사상과 감성의 변화가 반영되어 있다고 생각된다. 그것은 고유의 문화를 여하히 국제적인 표현의 장으로 끌어들여 모더니즘과 포스트모더니즘에 다리를 놓아 보편적 언어로서의 시민권을 획득하는가에 대한 실험이기도 하였을 것이다.

그것은 모순과 방황 그리고 확신과 실험속에서 발견된 하나의 귀중한 포지션임이 틀림이 없다. 결과는 언뜻 보기에 단순해 보이지만 녹녹한 과정이 아니었을 것이다. 미술은 시각적 언어이다. 언어는 많은 사람들에게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언어로서 의미가 없다. 언어는 많은 사람이 사용함으로써 언어가 되는 것이다. 그런 관점에서 보자면 전광영 의 작품은 많은 사람들에게 그 의도가 이해되고 받아들여져 하나의 언어로서의 위치를 획득한 셈이다.

국제적인 보편성과 지방의 개별성, 역사의 유산과 현대에 있어서의 혁신에 어떻게 다리를 놓느냐가 중요하다. 예술이 늘 직면하는 보다 본질적이고 보다 보편적인 이런 질문에 대해 전광영의 작품은 독자적인 방법으로 해답을 제시했다. 그것에 대해 우리들은 경의를 표하며 또 젊은 작가들은 거기에서 많은 것을 배워야 할 것이다. 예술은 하나의 시도이자 투자이다. 그것은 도전이자 동시에 대화이기도 하다. 전광영의 예술은 그야말로 예술의 그와 같은 본질에 철저하다는 점에서 깊은 통찰을 안겨준다. 전광영 예술의 금후의 발전을 기대해 본다.

                                                                                                                 -갤러리 번에서 펌-

 

세계적인 미술 전문 출판사 스키라 리졸리 뉴욕…한국 작가로는 처음

(서울=연합뉴스) 장하나 기자 = 세계적인 '한지 작가' 전광영(70)의 작품 세계를 다룬 책 '전광영: 한지, 마음의 풍경'(원제 'Kwang Young Chun: Mulberry Mindscapes')이 최근 세계적인 미술 전문 출판사 '스키라 리졸리 뉴욕'에서 발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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