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네스의 노래 / 이창동
이창동 감독의 영화 '시'에서 마지막에 양미자가 읊는 '아네스의 노래'
영화 <시>의 한장면..
배우 윤정희는 60 이 넘어 알츠하이머를 앓으면서,
간병인을 하며 중학교에 다니는 손자를 키우고 어렵게 사나 꿈을 잊지 않고 살아가는 아름다운 노인 양미자를 완벽하게 연기했다
박기영 '시(from 영화'시')'앨범 - '아네스의 노래(Song of Anes )''
아네스의 노래 / 이창동
그곳은 어떤가요 얼마나 적막하나요
저녁이면 여전히 노을이 지고
숲으로 가는 새들의 노래소리 들리나요
차마 부치지 못한 편지 당신이 받아볼 수 있나요
하지 못한 고백 전할 수 있나요
시간은 흐르고 장미는 시들까요
이제 작별을 할 시간 머물고 가는 바람처럼
그림자처럼 오지 않던 약속도 끝내 비밀이었던 사랑도
서러운 내 발목에 입 맞추는 풀잎 하나
나를 따라온 작은 발자국에게도
작별을 할 시간
이제 어둠이 오면 다시 촛불이 켜질까요
나는 기도합니다
아무도 눈물은 흘리지 않기를
내가 얼마나 간절히 사랑했는지 당신이 알아주기를
여름 한낮의 그 오랜 기다림
아버지의 얼굴 같은 오래된 골목
수줍어 돌아 앉은 외로운 들국화까지도
내가 얼마나 사랑했는지
당신의 작은 노래 소리에 얼마나 가슴 뛰었는지
나는 당신을 축복합니다
검은 강물을 건너기전에
내 영혼의 마지막 숨을 다해
나는 꿈꾸기 시작합니다
어느 햇빛 맑은 아침 깨어나 부신 눈으로
머리맡에 선 당신을 만날 수 있기를 ...
- 영화『시』중에서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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