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글/시
강
- 이성복
저렇게 버리고도 남는 것이 삶이라면
우리는 어디서 죽을 것인가
이렇게 흐르고도 지치지 않는 것이 희망이라면
우리는 언제 절망할 것인가
해도 달도 숨은 흐린 날
인기척 없는 강가에 서면
물결 위에 실려가는 조그만 마분지 조각이
미지의 중심에 아픈 배를 비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