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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그림/때로는 나도

담벼락에 기대어 선 달

 

"죄 많은 내 청춘"이라는 엣 가요가 있던가?

처녀였던 내가, 설마 봉오리 꺾어서 울려놓기야 했을까만, 한 살 아래, 미대생이었던 그를 밤늦도록 빗속에 서 있게 했었다.

마치, 새처럼 내이름을 부르는 그를 대문밖에 세워둔채, 나는 잠들었었던가 어쨋던가......

그는 하얗고, 야위었고, 작았었다.

그후로 그는 오지 않았고, 나는 이내 그를 잊었는데, 왜.

반백년이나 지난 오늘 그가 생각났는지.

늙으면, 방금전의 것은 잊고, 아주 오래전의 것을 기억한다지?

잘 살고 있겠지? 그랬으면 좋겠네.

 

 

 

 




                                      

바로 위 이미지는 인터넷에서 캡쳐해두었던 사진.

나는 잘 할수 없는 편집을 참 내맘에 들게 한......

이밖의 모든 이미지는 내가 찍어두었던 사진들......



누군가는 인생을 "잠깐동안의 꿈"이라고 한다.

잠깐이란, 얼마동안을 말하는걸까? 눈 깜빡하는 사이? 아니면 하룻밤 꿈꾸며 잠들었다 깬 사이?





내게는 그렇지가 않다.

가로등 아래에서 나를 부르던 그를 까맣게 잊고 살아온지 어언 50여년.

쉽게 만나 쉽게 헤어짐을 반복하던 청춘을 지나

지지고 볶고 썪다가 지치곤하던 장년의 세월. 그 세월의 끄트머리에 서 있는 노년의 나.

인간의 수명이 늘었네 어쩌네 값싼 위로들을 주고 받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더 더 더 오래 여기에 머물고 싶다.

뭐 하나 붙잡고 싶은것도, 이루고 싶은것도 없는데 왜 이러는걸까?


부활에 대한 확신이 없어서? 아니,

확신은 못하지만, 진짜로 있다면 심판이 두려운거겠지.

매양 죄 없다, 맏며는 노릇 20년 공 세웠다. 농담처럼 지꺼리지만, 사실은, 나.

천당에 들어갈 자신 없다.

바라노니 그저 흙으로나 먼지로 돌아갔으면..... 그러기전, 이만한 몸으로나마 좀더 아니, 좀이 아니라 많이, 오래 여기 살고싶어.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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