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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그림들/한국의화가 작품

진진묘

 

                  

 

 

                                                        진진묘(眞眞妙)

 

                   

   그림 명제인 〈진진묘〉는 독실한 불교신자였던 장욱진 화백의 부인 이

여사의 법명(法名)이다. 1970년 1월 3일, 명륜동 집에서 부인이 기도하는

모습을 보고 장 화백은 별안간 덕소로 가야겠다며 집을 나섰다. 장 화백의

뇌리에는 언젠가 부인이 내 얼굴도 하나 그려주세요 했던 일이 떠올라 연초

인데도 화실로 간 것이다.

   화상(畵想)을 안고 덕소 화실에 온 장화백은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침

식을 잊고 〈진진묘〉 제작에 여념이 없었다. 1주일 작업 끝에 완성된 작품

을 들고 명륜동 집에 돌아온 장 화백은 부인에게 그림을 내밀어 놓고는 쓰

러져 3개월 동안이나 앓아누웠다.


  〈진진묘〉는 서 있는 관세음보살 같은 금동불상을 연상케 한다. 오래된

금빛을 느끼게 하는 부처의 전신과 그 뒤의 광배와 원광 같은 타원형의 배

경 색채에서 금동불상의 분위기가 느껴진다. 보관을 쓴 얼굴에 오른손은 자

비를 베풀어주는 손짓인 시무외인(施無畏印)처럼 들어 손바닥을 앞쪽으로

향하게 했다. 오른손의 손바닥이 이쪽을 향하면 그것은 중생의 소원을 들어

주는 손짓인 여원인(與願印)이 된다.

   어깨에서부터 무릎까지 원피스처럼 내려 입은 옷 표면의 굵은 선들이, 불

상의 목 장식품이며 천의(天衣), 바지, 치마 등의 옷 주름을 금동불상의 조

각선보다 더 뚜렷하게 새겨놓았다. 그 강한 선이 조각의 음양각의 입체성에

비길 만한 효과를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몸의 비례에 비해 큰 얼굴이나 잠

수용 물갈퀴가 달린 신발을 신은 듯한 두 발이 또한 발가락 사이에 막이 있

다는 불상의 발 모습을 상징적으로 잘 나타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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