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글/시

가을/김 남조

조용한ㅁ 2007. 9. 27. 11:33

어느 한 번인들

흡족히 바라나 보았으리

매양 보고짐으로 눈 아프던 내 사랑에

이별은 오고

이별만이 길었더니라


반이 넘는 인습과

반이 못되는 생활의 틈바귀를 흘러온

시간의 물굽이여

욕스러이 돋아난 이름

자의식의 모멸이여

가을은 다시 오고


아아 가을은

이처럼 마구 한 아름씩 퍼부어 오는 거냐

저물도록 낙엽은 지고

우수수 낙엽을 몰고 온

가을 비 뿌리느니


못견디는 못견디는 바람 속에 서서

뜰의 아카시아나무가 춥다

모가지 가는

코스모스 꽃줄기도 춥다


전정 가을은

부산히 부스러져 다니는 거냐

불고 불리며

바람 속에 머리 풀고 다니는 거냐

여윈 손가락으로

가슴을 뒤져

무엇을 더 버리라는 거냐


종잡을 수 없는 마음 하나

가시 돋친 밤송인양 하다

가을은 괴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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