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철 지붕에 대하여/안도현 양철 지붕이 그렁거린다, 라고 쓰면 그럼 바람이 불어서겠지, 라고 그저 단순하게 생각해서는 안 된다 삶이란, 버선처럼 뒤집어 볼수록 실밥이 많은 것 나는 수없이 양철 지붕을 두드리는 빗방울이었으나 실은, 두드렸으나 스며들지 못하고 사라진 빗소리였으나 보이지 않기 때문에 더 절실한 사랑이 나에게도 있었다 양철 지붕을 이해하려면 오래 빗소리를 들을 줄 알아야 한다 맨 처음 양철 지붕을 얹을 때 날아가지 않으려고 몸에 가장 많이 못자국을 두른 양철이 그 놈이 가장 많이 상처 입고 가장 많이 녹슬어 그렁거린다는 것을 너는 눈치채야 한다 그러니까 사랑한다는 말은 증발하기 쉬우므로 쉽게 꺼내지 말 것 너를 위해 나도 녹슬어 가고 싶다, 라든지 비 온 뒤에 햇볕 쪽으로 먼저 몸을 말리려고 뒤척이지는 않겠다, 라든지 그래, 우리 사이에는 은유가 좀 필요한 것 아니냐? 생각해 봐 한 쪽 면이 뜨거워지면 그 뒷 면도 함께 뜨거워지는 게 양철 지붕이란다 안도현詩 '양철 지붕에 대하여' |
이 시에 대해 어떻게 생각 해?
나는
뭘 먹다가 채 넘기지 못하고 목에 걸렸을 때, 그 때 같아.
물을 먹어 보지만, 별 소용 없고, 주먹으로 가슴을 쳐 봐도 시원하지 않을 때.
그땐 어떻하겠어? 그냥 먹기를 중단하고 옆으로 누워야 할것 같지않아?
그렇게 하고 있을 때,
누군가 가만히 어깨를 쓸어주며
"그래, 그래..."그래줬으면 좋겠어.
그러면 난 막 울면서 무너질것 같아.
난 이 시를 보면서 그러고 싶었어. 그리고...지금도
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