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글/고정희

쓸쓸한 날의 연가

조용한ㅁ 2008. 6. 11. 23:35
쓸쓸한 날의 연가  / 고정희


내 흉곽에 외로움의 지도 한장
그려지는 날이면
나는 그대에게 편지를 쓰네
봄 여름 가을 겨울 편지를 쓰네
갈비뼈에 철썩이는 외로움으로는
그대 간절하다 새벽편지를 쓰고
간에 들고나는 외로움으로는
아직 그대 기다린다 저녁편지를 쓰네
때론 비유법으로 혹은 직설법으로
그대 사랑해 꽃도장을 찍은 뒤
나는 그대에게 편지를 부치네
비 오는 날은 비 오는 소리 편에
바람 부는 날은 바람 부는 소리 편에
아침에 부치고
저녁에도 부치네
아아 그때마다 누가 보냈을까
이 세상 지나가는 기차표 한 장
내 책상 위에 놓여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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