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아름다운글/시

정호승 꽃 외...

꽃    
                      -  정호승  -

 

마음속에 박힌 못을 뽑아
그자리에 꽃을 심는다
마음속에 박힌 말뚝을 뽑아
그자리에 꽃을 심는다
꽃이 인간의 눈물이라면
인간은 그 얼마나 아름다운가
꽃이 인간의 꿈이라면
인간은 그 얼마나 아름다운가

 

 

 

꽃을 보려면

                     정호승  -

 

꽃씨 속에 숨어 있는

꽃을 보려면

고요히 눈이 녹기를 기다려라

 

꽃씨 속에 숨어 있는

잎을 보려면
흙의 가슴이 따뜻해지기를 기다려라

 

꽃씨 속에 숨어 있는
어머니를 만나려면
들에 나가 먼저 봄이 되어라

 

꽃씨 속에 숨어 있는
꽃을 보려면
평생 버리지 않았던 칼을 버려라

 

 

꽃과 나 

                    - 정 호 승 -

꽃이 나를 바라봅니다
나도 꽃을 바라봅니다

꽃이 나를 보고 웃음을 띄웁니다
나도 꽃을 보고 웃음을 띄웁니다

아침부터 햇살이 눈부십니다

꽃은 아마
내가 꽃인 줄 아나봅니다

 

 

 

꽃 지는 저녁

                       - 정 호 승 -

 

꽃이 진다고 아예 다 지나
꽃이 진다고 전화도 없나
꽃이 져도 나는 너를 잊은 적 없다

지는 꽃의 마음을 아는 이가
꽃이 진다고 저만 외롭나
꽃이 져도 나는 너를 잊은 적 없다

꽃 지는 저녁에는 배도 고파라

'아름다운글 >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풀 /김수영  (0) 2009.03.27
[스크랩] 꽃 지는 저녁 / 정호승  (0) 2009.03.27
낙 화 이형기  (0) 2009.03.27
감자꽃 / 권태응   (0) 2009.03.27
봄날은 간다 - 허수경  (0) 2009.03.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