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글/시

[스크랩] 풀 /김수영

조용한ㅁ 2009. 3. 27. 23:25

 

 

 

 

 

 

풀이 눕는다
비를 몰아오는 동풍에 나부껴
풀은 눕고
드디어 울었다
날이 흐려서 더 울다가
다시 누웠다


풀이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울고
바람보다 먼저 일어난다


날이 흐리고 풀이 눕는다
발목까지
발밑까지 눕는다
바람보다 늦게 누워도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고
바람보다 늦게 울어도
바람보다 먼저 웃는다
날이 흐리고 풀뿌리가 눕는다

 

출처 : 사랑은 상처받는 것을 허락하는 것이다
글쓴이 : 클라우디아 원글보기
메모 :

'아름다운글 > ' 카테고리의 다른 글

괜찮아, 그곳에선 시간도 길을 잃어   (0) 2009.04.02
꽃 지는 저녁/ 정 호승  (0) 2009.03.28
[스크랩] 꽃 지는 저녁 / 정호승  (0) 2009.03.27
정호승 꽃 외...   (0) 2009.03.27
낙 화 이형기  (0) 2009.03.27